경남도 주도로 적조 모의훈련...방제시스템 구축
통영시, 폐사어 대량 발생시 보관.처리방안 골몰

▲ 적조가 오면 물고기들은 때죽음을 당하고 만다.

여름철 고수온기 양식어류를 폐사시키는 적조 출현 시기를 앞두고 양식어민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 2일 경남도 주관으로 매년 적조 발생빈도가 높은 산양읍 연명마을 앞바다에서 민관군경이 참여하는 대규모 적조 모의훈련을 갖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날 적조 모의훈련은 적조 발생을 가상해 전해수 황토살포기, 중형황토살포기, 해군 군수지원정 및 해경 방제정, 어업인 자율방제단이 참여해 대규모 방제작업을 훈련했다. 또 가두리 어장이동 및 양식어류 긴급방류 시연 등 3가지 유형으로 진행됐으며 실제 적조가 발생할 경우 확산방지와 피해 최소화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는 적조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방제예산 52억원 확보 ▲황토 7만3천 톤 확보 ▲대응장비 800대 구축 ▲재해보험 670여 명 가입완료 등을 올해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외에도 적조 대피 안전해역 7개소를 지정하고 죽은 양식어류 매몰지 12만㎡를 사전 확보하는 등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통영시도 적조 방제에 필요한 계획과 자원을 확보했지만, 폐사어 처리대책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현재 통영시 어류양식 현황은 해상가두리 82곳과 육상양식 18곳 등 101건에 모두 222ha이다. 양식 어종은 가장 많은 우럭 9천200만미(55.8%)과 돔류 3천800만미(22.9%), 쥐치1천400만미(9%) 등 모두 1억6천600만미 정도다.

시는 바다수온이 높아지면서 적조 발생에 대비해 적조방제용 황토를 산양읍 남평리와 신봉마을에 3만9천370톤을 확보했다. 그 외 방제선과 전해수살포기 등의 선박과 장비도 준비됐다.

하지만 적조로 인한 폐사어가 대량 발생할 경우 폐사어 처리대책이 없다. 그동안 폐사어를 유기질비료로 많은 양을 처리했던 음식물처리공장이 없어져 비상이 걸렸다.

이 음식물처리공장은 도산면의 한 마을에서 역겨운 냄새 때문에 이전 준비 중이다. 그러나 공장설립 절차를 밟고있는 도산면 송계마을 인근 부지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경남도 허가를 받더라도 내년에야 공장 가동이 가능한 실정이다.

때문에 당장 올해 대량폐사가 발생하면 처리대책이 없다. 가장 손쉬운 방법인 매몰 처리가 효과적이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매몰지 확보도 쉽지 않다.

적조로 대량폐사가 발생하면 어민들은 양식장의 폐사어를 건져내 공무원에게 그 수를 확인받아야 한다. 이동 과정에서 빠른 부패로 악취가 심하다.

주민들은 계량을 위한 임시 적치장도 반대한다. 악취로 주민고통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막기 때문이다.

이런 거부감으로 마을 인근에 폐사어 매몰조차 강하게 반대한다. 때문에 부지확보도 쉽지않다.

시는 지난 9일 어류양식 어민들과 수협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어류폐사체 처리방안을 놓고 간담회를 가졌다.

시는 주민들의 동의하에 폐사어 매몰지를 일정기간 동안 임대료를 주고 확보할 계획이다. 폐사어 이동과 매몰에 필요한 장비 임대료 등에 예산을 지원한다.

이윤수 통영해수어류양식회 회장은 1~2톤 정도의 소량 폐사어는 큰 문제가 안되지만, 대량폐사가 발생하면 어민들로서는 속수무책이라고 밝혔다. 매몰지 확보도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일본처럼 폐사어를 현장에서 파쇄한 후 바다에 투기하는 방안을 찾아야하고 관련 법령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산어류양식자율공동체 강남태 간사는 한산도의 경우 매몰지 확보는 주민 반대로 거의 불가능하다며, 매몰지가 무인도이거나 마을가 떨어진 곳에 매몰지를 시가 매입한다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욕지도는 지난해 욕지수협이 매몰지를 확보해 처리하기도 했다. 욕지수협 김현영 과장은 민가와 떨어진 곳에 매몰지를 미리 확보하고 차량 진입로도 개설해놔야 폐사어 발생시 활용가능하다며 시의 지원도 미리 이루어져야 된다고 제안했다.

또 어민들은 피해보상을 위한 폐사어 수집과 이동 과정에서 부패로 인한 악취가 심해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우선 냉동창고를 마련해 냉동보관 후 처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시도 폐사어 보관통에 냉동기능 부가와 냉동창고를 통한 냉동방법, 파쇄 후 바다 투기 등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한편, 시는 적조 발생에 앞서 욕지도와 한산도, 산양읍지역 등 3곳을 거점으로 폐사어 매몰지를 미리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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