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민관협의회서 다양한 해결책 마련
오는 10월 이전 치워야 올해 굴까기 가능

통영시가 해안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굴 껍데기 처리를 위한‘민관협의회(위원장 지홍태 굴수협장)’를 구성하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지난 5일 통영시청에서 첫 민관협의회를 갖고 굴 껍데기 처리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가졌다. 협의회는 굴수하식수협의 지홍태 수협장을 비롯한 양식어민, 가공업자 등 민간위원과 통영시 임채민 국장을 비롯한 수산직 공무원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통영시는 국내 굴 생산의 본고장으로 박신장(가공공장) 주변과 해안가 곳곳에 쌓이는 굴 껍데로 인해 자연경관 훼손과 악취 발생 등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굴 껍데기는 더 이상 쌓아둘 곳이 없다. 오는 10월 굴 채취와 가공 시기에 앞서 현재 쌓여있는 굴 껍데기를 치우지 않으면 올해 굴 가공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날 협의회는 그동안 추진해온 굴 껍데기 처리방안을 확인하고, 오는 10월 이전까지 쌓여있는 굴 껍데기를 우선 처리하는 단기 대책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기적 대책을 논의했다.


▲ 굴 껍데기‘악취와 무단투기’

현재 통영시 굴 양식어장은 308건 1천295ha에 어업인은 826명이다. 용남권과 도산권에 전체의 절반 이상인 651ha로 집중돼 있다.

문제는 매년 발생하는 굴 껍데기 중 채묘용으로 1만5천t과 비료용으로 2/3 이상이 처리된다. 지난해 연간 발생량 15만t중 12만톤이 처리되고 3만톤은 박신장 주변과 무단투기로 쌓였다.

매년 2~3만톤씩 미처리 굴껍질이 누적돼 이젠 쌓아둘 장소도 없다.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집계된 누적 굴 껍질만 13여톤이다. 박신장 주변은 물론이고 해안변 곳곳에 쌓여간다. 악취와 경관훼손 등 주변인들의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통영지역 폐화석 비료공장 4곳은 연간 10만톤 정도 굴껍질을 가져가지만 실제 비료생산은 4만5천톤에 그친다. 연간 생산 한계도 6만5천톤이다. 공장마다 1/2은 쌓아둔다. 비료공장마다 굴껍질이 산을 이루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쌓아둘 공간도 없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당장 굴 박신공장과 가공공장에 쌓아 둔 굴 껍질을 치우지 않으면 오는 10월 시작되는 굴까지 작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 굴 껍데기 근본적 처리대책

통영시와 굴수협은 정부부처와 논의해 장기적 처리계획을 추진하면서도 당장 공장마다 쌓여있는 굴 껍질의 10월 이전 처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진해신항만 공사현장에 흙과 섞어 매립용으로 사용하는 해결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의 적극 권유에도 현장 시공사는 시공사례가 없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며 꺼리고 있다. 진해만 어민들도 이전 매립공사 중 깔다구 대량 번식에 대한 염려로 굴 껍질의 매립용에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웃 전남지역 폐화석비료공장 이용도 운송비 등을 감안하면 처리효율이 떨어져 여의치 않다.

해수부가 지정한 동해와 서해 해상투기장에 투기하는 방안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남해안 가까운 곳에 새로운 해상투기장을 지정해 굴 껍질을 바다에 버리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 되고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더 급한 문제는 파리와 심한 악취 문제다. 주변 주민들은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고 민원을 제기해도 당장 해결책은 없다.

지홍태 굴수협장은 굴 양식업을 오래 해왔지만, 어민들 스스로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굴 생산에만 주력한 결과 지속가능한 굴산업이 위기를 맞았다며 이제라도 굴 껍질 처리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밝혔다.

지 수협장은 굴수협 차원에서 악취 제거 방법을 찾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한 악취 제거 해결책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쌓아두거나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늘 민원의 대상이었다.

김석진 통발협 사무국장은 환경법상 원인 제공자에게 해결 책임도 있다며, 농민도 거부하는 비료용 생산과 건축재 생산 등의 방안은 소극적 해결책에 불과하다고 전제했다. 매년 생산되는 굴 껍질은 바다에 투기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민간협의회 위원들 대부분이 해양투기를 굴 껍질 대량 처리가 가능한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수부의 남해안 폐기물 해양투기장 선정이 시급한 이유다.

지 수협장도 굴 껍질의 대량 처리문제와 함께 악취 제거 등 민원 해결을 위해서는 별도의 집하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일단 특정 장소에 악취를 제거한 대량 적재로 이후 해양 투기와 비료화 등의 과정을 거치자는 것이다.

시 임채민 수산경제국장도 우선 10월 박신철 이전 처리대책과 장기적인 해양투기 등의 방안 모색, 폐기물법 등 관련 법률 검토, 비열처리 등 친환경적 처리방안 등을 검토해 적극적인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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