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문화재야행, 새로운 밤문화 가능성 초록불
통영문화재야행, 새로운 밤문화 가능성 초록불
  • 김선정 기자
  • 승인 2019.0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만5천명 운집, 수준 높은 공연과 체험 인기

통영의 뿌리 통제영에서 이틀 동안 벌어진 ‘2019 통영 문화재 야행’은 그야말로 대성황을 이루었다。1만 5천여 명의 관람객이 국보 세병관을 비롯한 운주당과 내아, 중영, 백화당, 12공방 등을 거닐며 통제영 밤거리를 즐겼다.

통제영의 밤을 밝힌 첫 문화재 야행은 12가지 보물을 찾아라를 주제로 8개 분야 40여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통제영 12공방’에서 착안한 12가지 보물은 공방 체험과 만들기 체험 등의 코너에 참가해 도장을 받으면, 기념품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세병우가 쏟아지던 날, 세병관 안에는 만하세병 레이저쇼

특히 첫날에는 행사 중에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야외공연이 취소되는 아쉬움도 남겼다. 그러나 비를 맞으면서도 어린이 관람객들은 12가지 보물을 찾아 부지런히 도장을 받으러 다녔다.

행사를 주관한 최원석 PD는 “세병(洗兵)이라는 말은 원래 강태공이 먼저 사용한 말”이라면서 “전쟁에 진 데다 비가 와서 침울해 있는 병사들에게, 강태공이 ‘이 비는 병기를 씻어 우리를 승리하게 해줄 비다(洗兵雨)’라고 독려해 천하를 통일시켰는데, 첫날의 비가 그 세병우의 의미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시적인 평가처럼, 첫날은 통제영의 병기를 씻는 ‘강태공의 세병(洗兵)’이었고, 둘째날은 ‘은하수를 끌어다가 병기를 씻는’ 두보의 ‘만하세병(挽河洗兵)’ 뜻 그대로 예술적인 축제가 됐다.

통영만의 독특한 브랜드인 통제영 12공방 체험과 미디어아트, 통영음식 체험, 국가무형문화재 체험 및 공연 등이 모두 풍성하고 신선한 콘텐츠였다.

세병관 앞 은하수 바다와 만하정 특설무대에서는 ‘섬집엄마’ 연극을 시작으로 승전무와 통영오광대, 남해안별신굿, 24반무예시범, 제이킹덤 야행댄스파티, 어쿠스틱 로망, 퓨전국악 공연 등 다양하고 수준높은 음악축제가 열렸다.

통제영의 접견실인 백화당에서는 그 옛날 귀한 손님을 대접했던 통제영 시절처럼 손님접대가 이루어졌다. 이상희 요리연구가의 통영 음식과 김현정 셰프의 퓨전음식이 미리 예약한 300명에게 제공됐다.

장인들의 작품을 배경으로 통영 소반에 통제영 음식을 놓고 가야금 연주와 창가를 들으며 호사스런 식사를 하는 특별한 시간. 이 야식에 참여하기 위해 집에서부터 개량한복을 입고 밤마실을 나왔다는 한 참가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식사비지만, 이 특별한 경험의 가치가 2만원보다 훨씬 더하다며 “양반집 규수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틀 내리 ‘야식’에 참가했다는 다른 참가자는 “시간 여행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통제사의 살림집인 운주당과 내아에서는 그림자 인형극 ‘통제영 역사 이야기’와 명정음식발굴단의 ‘통영전통약과만들기’ 체험이 이루어졌다.

12공방에서는 통영갓일과 통영나전 만들기 체험, 통영소목과 통영두석 만들기 체험, 통영소반과 통영대발 만들기 체험, 거북선 용두깎기 시연 및 체험이 이루어졌다.

국보305호인 세병관에서 벌어진 레이저 쇼와 조명을 오브제로 활용한 퍼포먼스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용하고 정적이었던 문화재 공간이 역사를 거슬러가, 활기차고 북적이던 통제영으로 재탄생한 이틀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통영이 가진 유형, 무형의 자산들을 잘 활용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통영의 밤 관광에 대한 희망을 보게 된 것도 큰 성과다.

다만, 언제나 되풀이되는 주차난은 통영시가 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데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라는 점도 확인했다.

이틀 동안 통제영 앞거리는 통제영에서 충렬사 방향으로만 일방통행으로 운행돼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자 했다. 그러나 통제영 인근에만 주차하기 원하는 운전자들은 서문고개를 넘는 것을 불편해했다. 적은 공간이긴 하지만, 인근 우체국과 충무교회 등의 주차장과도 협조가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통영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의 부족한 부분을 면밀하게 분석·평가해 하반기(10월)야행 행사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오직 통영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 있는 야간형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통해 통영다움의 색다른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보다 많은 시민 및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2019 통영 문화재야행은 10월 4일과 5일에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