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워터수영의 메카도시 통영을 꿈꾼다”
“오픈워터수영의 메카도시 통영을 꿈꾼다”
  • 김선정 기자
  • 승인 2019.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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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영연맹 김효준 이사
오픈워터수영 배경 속에 김효준 이사의 사진을 얹었다. 

대한수영연맹 김효준 이사(51)는 요즘 광주와 여수, 통영을 오가느라 정신이 없다. 7월 15일부터 8월 10일까지 광주시 일원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오픈워터수영 종목담당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은 모두 광주 일원에서 열리지만, 바다에서 해야 하는 오픈워터대회는 여수에서 열린다.

국제수영연맹의 주관으로 2년마다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2천여 선수가 참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수영대회다. 경영, 오픈워터스위밍,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수구 등 다섯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김효준 이사는 이중 오픈워터대회의 담당관이다.

오픈워터 홍보 포스터

“오픈워터는 수영대회 종목 중 유일하게 바다에서 진행되는 대회입니다. 가장 짧은 코스가 5km, 가장 긴 코스는 무려 25km나 되기 때문에 ‘수영마라톤’대회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오픈워터수영은 바람, 파도, 수온, 날씨, 해파리, 심지어 어떤 해상에서는 상어의 출몰까지도 대비해야 하는 다이내믹한 종목이다.

김효준 이사는 원래 수영, 트라이애슬론, 근대5종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였다. 실업팀 스카우트보다 어렵다는 상무에서 선수로서 군생활을 했고, 제대 후에는 괌에 있는 무역회사에서 5년 동안 근무해,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하다. 스포츠와 언어가 되니 국제대회 종목담당관으로는 맞춤인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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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도 호두마을이 고향인 김효준 이사는 어릴 적부터 바다를 놀이터 삼아 자랐다.

‘양식장까지 갔다 오기’는 섬소년들이 흔히 하는 놀이다. 몇 걸음만 나가도 수심이 수십 미터가 돼 버리는 바다는 그 깊이부터 두려움을 주지만, 섬소년들은 제집 마당 드나들 듯 바다를 가로질렀다.

“우리 초등학교가 바닷가에 있었거든요. 운동장에서 공을 차면 바다로 빠지기도 하고…, 그럼 내가 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공을 건져왔지요.”

섬소년이라고 다 바다를 겁내지 않는 건 아니다. 형들이 멀뚱히 지켜볼 때 어린 효준은 바다로 돌진했다. 학교 체육선생님은 어린 효준이의 날랜 몸동작을 보면서 수영대회에 내보내기 시작했고, 대회 연습을 하면서 어린 효준은 호흡법과 자세를 제대로 배웠다.

바로 이듬해, 6학년이 된 효준은 전국소년체전에 나가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금의환향하듯 화환 목에 걸고, 시가행렬을 하면서 돌아왔죠.”

진로는 자연스럽게 수영으로 정해졌다. 한산중학교에 진학했지만, 학교생활은 거의 부곡 하와이에 있는 수영장에서 했다. 경남체고를 거쳐 경상대에 다닐 때까지 수영선수로 활약한 김 이사는 수영에서 은퇴한 뒤 근대5종과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종목을 바꿨다. 하루에 전혀 다른 종목인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을 하는 근대5종과 바다수영, 사이클, 달리기를 한 코스로 엮어 하는 트라이애슬론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매력적인 스포츠였다.

10여 년 전, 김효준 이사는 체육지도자가 되어 통영에 돌아왔다. 국내 스포츠 공교육이 주춤하던 시기, 김 이사는 ‘마린스포츠클럽’을 열어 수영꿈나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들과 놀면서 하는 수영교실이지만, 그 중에 몇은 특별한 재능을 보이며 선수로 성장했다.

“김선진 선수(여. 경남체육회)와 김혜민 선수(남. 한국체대)는 초등학교 3, 4학년 때부터 키운 선수들이에요. 이번 소년체전에서 트라이애슬론 동메달을 딴 통영중 안태영도 마린스포츠클럽 학생이지요.”

마린스포츠클럽은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이 코치가 되어 어린이들을 가르친다.

“운동을 하게 되면 세상의 많은 일들이 쉬워집니다. 자기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경험을 쌓기 때문에 웬만한 문제는 ‘이까짓것’ 하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더구나 김효준 이사가 담당하고 있는 오픈워터는 바다에 나가 변화무쌍한 자연 속에서 기록을 겨루는 경기라, 더 담대한 마음을 갖게 한다.

김효준 이사는 통영을 오픈워터수영의 메카로 만드는 꿈을 꾸고 있다. 처음 지도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품은 꿈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과 2014년, 김 이사는 해수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통영시에서 오픈워터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메르스와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오픈워터대회는 유야무야됐고, 오랜만에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예선전이 열린다.

“오는 6월 9일, 한산도 대고포마을 앞바다에서 예선전이 열립니다. 이번 예선전을 계기로, 통영이 오픈워터수영의 메카가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김효준 이사는 수온, 파도, 조수, 시설 등에서 통영을 따를 만한 바다가 없다고 말한다. 그의 꿈처럼 통영의 바다도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품는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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