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 하루 2만 마리 충돌사고 대책 필요

천연기념물 ‘팔색조’ 옥포동 2013년 5월 거제시청 박제 전시.

신비의 새로 알려진 팔색조(천연기념물 204호,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한 마리가 지난 22일 오후 거제 옥포동의 건물 유리창에 부딪쳤으나 시민의 신고로 생명을 건졌다.

거제 국사봉 인근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시민 김모(33) 씨는 “쿵 하는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 아파트 유리창에 부딪친 팔색조 한 마리가 길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대로 두면 위험할 것 같아 인근 나무 밑으로 옮겼다”는 말과 함께 팔색조 사진을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에 보냈다.

팔색조를 확인한 환경연합은 거제시청에 연락했고, 담당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팔색조인 것을 확인했다. 다행히 유리창에 부딪친 팔색조는 약 1시간 후 정신을 차려 인근 숲으로 날아갔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팔색조 충돌사고가 거제도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어 보호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난 2013년 5월 옥포동의 한 창문에 부딪혀 죽은 채 발견된 팔색조 한 마리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박제해서 거제시청에 전시되고 있다. 또 2011년 8월 20일과 9월 20일 일운면 옥림마을에서 팔색조 2마리가 건물 유리창에 충돌해 죽기도 했다.

환경부는 충돌로 하루 2만 마리, 한해 800만 마리 조류가 폐사하고 있다며 지난 3월 투명방음벽 설치 최소화, 조류충돌 방지테이프 부착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수의사는 “새들은 산지와 가까운 전원주택이나 펜션 등의 건물 유리창에 반사된 풍경을 의심하지 않고 날아가다 충돌사고로 많이 폐사하고 있다”면서 “팔색조는 지렁이 등 바닥사냥 생활을 주로 하는 생태특성상 작은 공간도 잘 빠져나가기 때문에 작은 유리창에도 부딪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류충돌 예방 대책으로는 “유리창에 5*10센치 간격으로 선 또는 점 무늬를 넣거나, 아크릴 물감으로 유리창에 점을 찍거나 10센치 간격으로 끈을 늘어뜨려도 효과가 크다”고 조언했다.

김영준 수의사는 페이스북 ‘야생조류유리창 충돌’ 페이지를 개설해 전국의 야생조류 충돌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조류충돌 원인, 발생 지역 같은 정보와 예방대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운동연합 이종우 상임의장은 “학동 동백숲 팔색조 도래지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을 만큼 거제도는 팔색조 고향이자 대표성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며 “거제시는 팔색조 보호는 물론 야생조류보호를 위해 조류충돌 방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름철새인 팔색조는 매년 5월부터 거제도를 찾아와 7월까지 번식하고 10월 쯤 열대지방으로 돌아간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번식지가 확인된 학동 동백숲 팔색조 도래지는 천연기념물 제233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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