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이'와 '하는이'의 경계를 무너뜨린 섬마을 무료공연 6월 중...

섬마을 엄마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연극이 되는 ‘섬집 엄마-당신의 인생이 선물입니다!’ 공연이 통영의 8개 섬 10개 마을을 찾아가 섬 주민들을 웃기고 울릴 예정이다.

지난 4월 섬마을 주민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채록한 ‘달다방프로젝트’ 팀은, 채록한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6월,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사는 섬을 다시 방문해 연극을 공연한다. 공연 뒤에는 섬주민들과 함께 잔치도 벌인다. 그들의 인생을 비춰줌으로써 섬마을 어머니들을 위로하는 것이다.

정안나 연출은 “치매 걸린 엄마가 어느 날 편지 한 장을 써놓고 가출해서, 자녀들이 엄마 고향인 섬마을을 찾아다닌다는 구성은 작년과 같습니다. 섬마을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이 새로 채록한 어머니들의 이야기로 바뀐 거지요.”라고 전체 구성을 소개했다.

달다방프로젝트는 이미 지난해 통영 20개 섬마을을 돌며 채록한 이야기로 연극을 구성해 섬마을 공연을 했었다. 처음에는 생소해하던 주민들과 나중에는 잔치를 벌이는 관계가 됐다.

“내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역사인데, 누군가의 입으로 들려주고, 보여주니 내 삶이 증명되는 것 같고, 내 존재가 인정받은 것 같소!”라던 섬 주민의 소감이 단원들의 보람이 됐다.

올해는 작년에 갔던 곳이 아닌 다른 섬 마을에서 이야기를 채록했다.

연극배우이자 달다방프로젝트의 대장인 김정아 씨는 “이번 이야기 채록 때 ‘섬에서는 이장님이랑 저승사자랑 매한가지’라는 말을 들었어요. 이장님이 그만큼 무섭다는 뜻이 아니라, 급하게 이장님 배를 타고 뭍에 가는 주민 중에 못 돌아오는 이가 많다는 뜻이지요.”라며 의료사정이 척박한 섬 생활의 단면을 말해 주었다.

‘섬집 엄마-당신의 인생이 선물입니다!’ 공연은 6월 8일 한산대첩광장 공연을 시작으로, 용호도 용초마을(10일), 죽도마을(11일), 한산도 여차마을(12일), 추봉도 곡룡포마을(13일), 저도마을(14일), 좌도 동좌마을(17일), 서좌마을(18일) 화도 면포마을(19일), 매물도 당금마을(20일) 대항마을(21일)에서 저녁 5시에 공연된다.

전통연희와 폴리사운드(사물+재활용악기)를 자유롭게 운용하는 전문 배우들이 섬마을 주민들을 배우로 초대해 ‘보는 이’와 ‘하는 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10개 마을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나면 25일에는 항남동에 있는 둥섭 다락방에서 낭독회와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그동안의 과정들을 기록한 영상을 영화로 만들어 상영하고, 채록한 이야기와 사진들을 시화로 만들어 전시하는 것이다.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달다방프로젝트가 주관하는 ‘2019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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