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마당 있는 1층으로 이전, “감사할 뿐”

낮밤 없이 캄캄한 세상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가 22일 공작뷔페에서 열렸다. 통영시각장애인협회 25회 창립기념일을 기념하는 열네 번째 경로잔치다.

하늘도 축복하는 듯 맑고 상쾌한 날, 산해진미가 동원된 뷔페식당에서의 경로잔치건만, 참석한 200여 회원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담아 주는 음식만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통영은 물론, 마산, 창원, 진주, 거제 등 경남에서 초대받아온 시각장애인협회 회원들은 따뜻한 볕을 몸으로 느끼며 나들이를 한 것, 종류별로 담긴 것이 분명한 접시를 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단다. 오랜만의 외출이 주는 삶의 활력이 일상을 살 힘이 되기 때문이다.

통영지회 배청호 회장은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시장님, 시의장님, 관계 공무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채웠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봉사를 해오고 있는 충무라이온스(회장 조영섭)와 통영라이온스(회장 이중렬)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날의 잔치를 위해서는 충무라이온스와 동백라이온스(회장 최영아)가 봉사를 했다.

통영시각장애인협회는 요즘 기대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랜 숙원이었던 사무실 이전이 곧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체장애인협회에서 분리된 뒤 시각장애인협회는 통영중학교 앞에 20평도 안 되는 좁고 후락한 장소를 거쳐 40년도 넘은 북신사거리의 상가 2층에서 불편한 세월을 보내왔다.

“시각장애인에게 상가2층이 어떤 의미인 줄 아십니까? 그 계단에서 넘어진 회원이 한둘이 아닙니다. 도로변이라 창문 열기도 어려운데, 비라도 오는 날에는 물이 새서 계단이 질퍽한데도 우리 회원들은 그걸 알 수 없지 않습니까?”

상가 2층에 있는 10여 년 동안, 시각장애인협회는 “장소 좀 바꿔 주이소.” 하며 여러 차례 시에 건의했었다 한다.

“저희한테는 강시장님이 은인입니다. 계속 건의했는데도 시가 꿈쩍도 안 했는데, 강석주 시장님, 시의원님, 복지과 공무원님들이 애써주셔서 이사하게 됐습니다. 참말로 감사하죠.”

새로 옮길 사무실은 무전동 경로당 자리다. 배청호 회장은 “마당에 팔각정도 있고 내부에 체육시설도 있는 너른 곳”이라며, “조금만 리모델링을 하면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데 맞춤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7월은 지나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지난 25년간의 불편에 대면 몇 달이야 얼마든 기다릴 만한 시간이다.

통영시각장애인협회는 1994년에 설립, 시각장애인들의 재활과 복지를 위한 일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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