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노조, 경남도청 앞 농성
지역기업, 걸핏하면 부당노동행위
“노동절을 축하 합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냈다.
5월은 1일은 노동절이다. 5일 어린날, 8일 어버이날, 12일 부처님 오신날, 15일 스승의 날, 20일 성년의 날 등 축하의 기념일이 이어진다.
통영의 노동자들은 지난 1일 노동절을 시작으로 5월이 더 우울하다.
노동조합이 결성돼있는 성동조선과 시내버스, 택시, 환경미화원 등 어느 한 사업장도 편한 모습이 아니다.
성동조선노조는 지난달 15일부터 경남도청 앞에서 다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진행 중인 3차 매각과 회사의 운명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무기한이란 단서를 달았다.
성동조선은 2010년 리먼 사태 이후 자율협약(회사-채권단)을 맺었고 2017년 3월부터 유급 순환휴직에 들어갔다. 2018년 4월 법정관리 개시와 8월말 성동.경남도.성동노조.경사노위 등 4자 협약을 맺었다. 노조와 회사는 매각에 동의하는 대신 2020년 말까지 정리해고 유예를 보장받았다. 경남도는 일자리와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4월부터 정부 보조금 없는 완전한 무급휴직이 시작됐다. 경남교육청의 자녀 학비 지원 외에 경남도의 지원은 없다. 통영시와 지역 국회의원도 구호만 외칠 뿐 구체적 노력은 없다.
성동조선 노동자들은 지난 2년 동안 회사와 정부지원금 등 기본급에 의지하며 지칠대로 지쳤다. 그동안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자금 등 궁핍한 경제사정은 가정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완전한 무급휴직이다. 더 이상 기댈 곳도 없다.
통영시는 2017년쯤 망한 조선업을 관광업으로 극복했다고 중앙지에 크게 보도됐다. 선출직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위해 시민들을 내팽게친 대표적 사례다. 지난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은 성동회생을 외쳤지만 후속 노력은 없다. 정치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원망에도 할 말이 없다.
성동조선노조는 절망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을 꿈꾸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3차 매각이 실패하더라도 파산과 청산 대신 주인인 채권단에 되돌려주는 판단을 법원에 기대하고 있다.
희망의 근거는 성동조선 유지를 위한 보유 현금이 줄어 약 3천억 원 정도로 매각대금이 내려갈 것으로 추정된다. 주 채권단인 수출입은행과 노조, 경남도, 기초지자체 등이 의지만 모으면 인수를 비롯한 다양한 회생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영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청소노동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2년 단위로 입찰을 통해 구역별 위탁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속 회사가 바뀌면서, 그 해 12달을 채우지 못한 청소노동자들 중 5명이 퇴직금을 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통영시는 위탁 청소업체에 퇴직적립을 모두 준 상태다. 발주자인 시의 권고도 업체는 아예 무시하고 있단다. 청소노동자들은 5월까지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시청 앞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건설장비업계도 지역에 일이 없어 놀다시피 하고 있다. 사측의 각종 압박에 버티고 있는 시내버스 운전기사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학습지와 보험판매원, 배달원 등 지역의 대부분 노동자들이 노조 할 권리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거제 삼성중공업 협력사 최 아무개 반장은 최근 반장 직함을 떼이는 등 은근한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근무 중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2`3주가 흘렀지만 장례도 치러지 못한 채 회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통영노동지청 앞에서 상막을 치고 있다.
통영시 고용보험 가입사업장은 지난 연말 대비 3월에 401개사, 피보험자는 431명이 줄었다. 지난해 고용률은 56.8%로 전국 최하위, 실업률은 6%로 전국 2위로 나타났다.
통영의 비정규직 현황은 어느 기관에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 당장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해줄게 없다면 노동의 가치라도 존중해주자. 우리는 모두 노동자이고 누군가의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