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천 편집국장

강석주 통영시장이 5월 직원 정례조회 특강에서 “사람향기가 나는 통영시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매월 있는 정례조회는 300여명의 통영시청 공무원들이 참석한다. 시장은 이 자리를 통해 시정의 주요 방향과 목표를 제시한다.

취임 1년이 가까워진 강 시장의 성과평가에 앞서 시정 운영에 대한 입장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다.

강 시장은 이날 조회시간에 “5월 가장의 달을 맞아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갖기 바란다”라며 “강원도 산불을 교훈으로 안전에 대한 책임과 의무 강화”를 당부했다.

이어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정 연장이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규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과 국.도비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강 시장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각종 갈등의 해결을 위한 폭 넓은 의견수렴과 대안 제시는 물론 혁신과 적극행정 추진에 더욱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발언 내용에서 공무원들의 가족을 먼저 챙기고 지역경제 회복이 긴급한 통영시의 상황과 공무원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또 몇 년째 노선결정을 하지 못하고 중단 위기까지 몰린 국도77호선 노산마을 구간 등을 염두에 둔 듯 대안과 해결책을 촉구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 소속 강 시장은 한국당 소속 김동진 전 시장과 여러 면에서 뚜렷이 대비 된다.

우선 전임 김 시장의 성과주의와 성장 제일주의가 어느 정도 발전의 성과를 가져온 측면도 있지만, 무리한 추진 과정에서 시민들의 권익과 행복이 뒤로 밀리면서 충돌이 잦았다.

시민들의 소송과 집단행동이 어느 시기보다 많았지만, 김 전 시장은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고집했다.

현직인 강 시장은 도의원 3선을 지내는 동안 주로 유권자인 시민들과 자주 접촉했다. 그런 인연과 경험으로 시장 취임 후 줄곧 시민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 행복론은 일단 여론의 공감을 얻고 있다.

또한 강 시장이 취임 후 권위적 모습을 버리고 겸손한 이웃의 모습으로 시민들과의 거리를 가깝게 만든 것은 큰 장점이다. 취임 1년 동안의 시장 행보는 일단 합격점이다.

하지만 여론은 조변석개와 같아 아침에 좋다가도 저녁에 나빠질 수 있다. 한 달여 남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업무적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시정의 방향은 가늠해 볼 수 있다.

고용.산업위기지역에 지정될 정도로 통영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통영시가 정부의 많은 예산을 확보한 것은 성과다. 그러나 공공근로 참여자 등 일부를 제외한 성동조선 노동자들과 조선업종 관련 종사자들, 자영업자들, 청년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정부의 엄청난 지원이 어디로 갔는지 피부로 느낄 수 없다”는 노동자들의 말을 가벼이 들어서는 안 된다.

시정홍보가 부족한 탓일 수도 있지만, 일자리 정책과 예산 편성의 세밀함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보는 지혜가 요구된다. 또 지역경제가 장기간 침체되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 심화된 양극화로 어려위진 계층을 위한 맞춤형 단기 정책도 필요하다.

성동조선의 남은 노동자들은 해고 아닌 해고 처지에 놓여있다. 지금도 경남도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다. 그들은 모두 통영시민이지만 지역 정치인들 중 찾거나 연락한 사람은 없었단다. 찾아가서 밥도 먹고, 소주도 함께 나누면서 가족들 안부도 물어보는 인간미도 필요하다.

강 시장은 취임 1년을 넘어서기 전에 각종 공약과 기존 통영시정의 잘못된 관행 등에 대한 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가오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시정 내부의 기존 폐습에 대한 개선책과 미래 비젼을 함께 제시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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