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운명의 서사시, 국제음악제 폐막
죽음과 운명의 서사시, 국제음악제 폐막
  • 김선정 기자
  • 승인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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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제가 웅장한 막을 내렸다.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으로 개막한 2019 통영국제음악제는 죽음과 운명에 대한 장엄한 서사시를 통영에 안겨주었다.

하인츠 홀리거의 1991년 작품 '장송 오스티나토'로 시작한 국제음악제는, 90년대 초 한국사회를 눈물 속에 빠뜨렸던 분신정국을 배경으로 한 윤이상의 화염속의 천사, 살아남은 자를 위로하는 독일 장송곡 ‘레퀴엠’ 등 죽음과 운명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세계적인 연주에 대한 감동으로 박수가 저절로 터질 것같은 순간에도, 수준 높은 관객들은 숨죽인 침묵으로 죽음에 대한 연주에 동참했다.

이번 국제음악제는 통영 출신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작품이 집중적으로 연주된 것으로도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윤이상이 마지막으로 완성한 세 작품 '화염 속의 천사'(1994), '에필로그'(1994), '오보에 콰르텟'(1994)이 모두 연주되었을 뿐 아니라 콜로이드 음향(1961), 첼로와 하프를 위한 이중주(1984), 현악사중주 6번(1955), 유동(1964), 밤이여 나뉘어라(1980)와 초기 가곡도 다양하게 연주됐다. 특히 교향곡 3번(1985)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윤이상 교향곡이 연주됐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윤이상의 수제자이자 윤이상 못지 않은 세계적인 작곡가이며 2019 통영국제음악제 상주작곡가인 호소카와 도시오의 다양한 작품이 연주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전통 가무극 노(能)를 대표하는 '후타리 시즈카'(二人静)를 오페라로 재창작한 '바다에서 온 여인'은 최근 한국 사회가 직면하기 시작한 난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라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그의 음악에서는 윤이상의 음악과 닮은 동양과 서양의 만남, 불협화음을 적절히 구사하는 현대적인 시도들이 보여 윤이상의 제자구나 하고 느낌을 새삼 받게 된다. 화상을 이용한 무대구성도 현대 음악의 흐름을 잘 보여 주었다.

그밖에 욕지도에서 열린 스쿨 콘서트로 더욱 화제가 된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세계 최고의 현대음악 전문 현악사중주단인 아르디티 콰르텟, 스타 클라리네티스트 벤젤 푹스, 플루티스트 김유빈, 소프라노 서예리, 베이시스트 에딕손 루이스, 바이올리니스트 베로니카 에베를레 · 송지원, 첼리스트 고봉인 · 임희영, 하피스트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와 악단이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명곡들을 연주하여 관객들로부터 알찬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폐막공연에서는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지휘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과 더불어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1막을 소프라노 서선영, 테너 김석철, 베이스 전승현이 협연한 콘서트 형식 무대로 찬사를 받았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음악제 이후로도 알찬 공연이 이어진다.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카르트 블랑슈(4월 28일), 피아솔라 퀸텟(5월 4일), 보로딘 콰르텟(5월 19일), 앙상블 레조넌스 & 장기엔 케라스(5월 26일),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 피아노 리사이틀(6월 1일), 윤홍천 피아노 리사이틀(6월 9일), 쿠스 콰르텟(6월 16일) 등 상반기 주요 공연 티켓을 통영국제음악재단 홈페이지 등으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및 예매 055)650-0400 l www.timf.org l http://ticket.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