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 공연한 통영 청소년들
뮤지컬 ‘영웅’ 공연한 통영 청소년들
  • 김선정 기자
  • 승인 2019.0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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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통영국제음악제 프린지
윤이상기념관에서 '영웅'을 공연했다.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유명한 뮤지컬 영웅속의 장엄한 합창이 울린다.

일본의 죄상을 폭로하고 있는 안중근과 동지들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대한의 황제를 폭력으로 폐위시킨 죄.
을사늑약과 정미늑약을 강제로 체결케 한 죄.
무고한 대한의 사람들을 대량 학살한 죄.-

안중근 역을 맡은 문광현 학생의 절도 있는 목소리가 윤이상 기념관 경사광장을 메운다. 다시 합창.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열두 명의 학생이 뮤지컬 영웅을 손색없이 펼쳐 보인다. 중학생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로 구성된 뮤지컬팀이지만, 기본 발성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티가 난다.
관중석에서 누군가 속삭인다.

어디서 온 팀이가?”
통영 아아들이다.”
통영에 저런 아아들이 있나?”

있다. 작년부터 통영의 문화 축제에 나서기 시작한 드림보이스팀이다.

3년 전, 연극영화과 출신의 김민주 선생이 충무중 자유학기제 교사로 가르친 아이들과 산양중 방과후수업으로 가르친 아이들이 뮤지컬의 재미에 빠져들면서, ‘드림보이스라는 뮤지컬단을 창단했다.

드림보이스는 작년 경남융복합축제 때 처음 영웅을 무대에 올려 박수를 받았다. 그후 지난 삼일절에 강구안에서 공연했고, 통영국제음악제의 프린지에서 다시 공연해 통영 꿈나무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3월 24일, 강구안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공연한 '다시 뛰다 100년'
지난 3월 24일, 강구안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공연한 '다시 뛰다 100년'

안중근 연기한 충무중 3학년 문광현

 

안중근 의사께서 하신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 깊은 뜻을 알게 됐어요.”
통영국제음악제 프린지에서 통영 청소년들의 뮤지컬 솜씨를 보여준 드림보이스팀의 주연 문광현 학생은 안중근 역할을 하면서 그 뜨거운 삶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이제 광현이에게 있어 독립운동의 역사와 안중근의 삶은 암기하기 바쁜 역사과목이 아니라 불꽃같은 삶이며 눈물 나는 서사다.
처음 충무중 자유학기제에서 뮤지컬을 배우게 됐을 때, 광현이는 엎드려 잠을 자기도 하는 둥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학예회 공연을 준비하면서부터 열심히 하게 돼, 주연인 안중근 역까지 맡게 됐다. 안중근으로 처음 선 무대는 작년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 융복합문화제 때 생활 속의 마당이라는 청소년 경연대회다.
이번 프린지를 위해 노래 연습을 많이 한 탓에 광현이는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 호흡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갈비뼈 사이 가슴 근육이 뭉친 것이다. 그러나 광현이는 아픈 중에도 안중근의 박력 있는 독창을 멋지게 소화했다.
충무중 학생회장인 데다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지만, 광현이는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안중근으로 인정받은 광현이의 실력이 통영 내의 것인지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다.
청소년기의 이 소중한 경험이 광현이의 인생을 어떻게 이끌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