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대기질 개선을 위한 특별법은 말뿐?
항만 대기질 개선을 위한 특별법은 말뿐?
  • 김선정 기자
  • 승인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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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환경운동연합, “친환경 엔진 교체 비용 줄이고 어떻게 미세먼지 잡나”
경남환경운동연합이 정량동 멸치권현망수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본회의에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돼, 내년 초 적용을 앞두고 있다. 해수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차원의 항만 미세먼지 관리 체계 구축의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 멸치권현망수협 앞 항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항만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별법을 제정한다면서 오히려 예산은 줄이는 거꾸로 행정에 반발한 것이다.

정용재 사무국장(왼쪽)과 지욱철 공동의장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예산 총 19,000억원 중 항만 미세먼지 저감에 배정된 예산은 293억원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는 전년도 340억원보다 약 14% 감소한 것이다. 특히 20년 이상 노후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사업은 지난해 예산 268억원에서 올해 11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선박의 엔진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하면서 예산을 줄이니, 진짜로 미세먼지에 대응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어부들이 일본말로 이리야배라고 부르는 멸치 가공선(불배)은 바다에서 건져올린 멸치를 바로 삶는 시설이 배 안에 되어 있는데, 대개 자동차 연료보다 인체에 더 해로운 고유항이라는 연료를 사용한다.

지욱철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이리야배는 출발할 때와 멸치 삶을 때 시커먼 연기가 나온다.”면서 이 연기가 통영처럼 굴뚝 산업이 없는 도시에서는 거의 유일한 오염원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도 미세먼지 수치와 대기오염도가 20위권 밖인 통영이지만 유독 다수의 대형 디젤 선박이 드나드는 바로 이곳 통영항과 동호항 주변이 미세먼지가 심각한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 선박의 엔진을 교체하는 데 쓰일 예산을 줄이고서 어떻게 항만의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발표한 경남미세먼지 저감방안 보고서(경남발전연구원)에서도 경남도내 미세먼지 저감방안의 하나로 선박이동 배출원 오염물질 감축을 거론했지만, 최근 발표한 경남도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추진사항에는 항만 및 선박 원인 미세먼지 대응이 포함되지 않았다. 항구의 특수성은 배제한 채 수도권이나 내륙 광역지자체에서 발표한 것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항만 및 선박 유발 미세먼지에 대해 경남도와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며, 항만 및 선박 유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예산을 증액을 비롯한 임시방편이 아닌 원인대응 차원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멸치를 삶는 이 배에서는 출발할 때, 멸치 
연통이 많이 달려 있는 멸치가공선.
정박중인데도 연통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항만 및 선박 유발 미세먼지에 대해 경남도와 정부의 실효성있는 대책을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 정부는 항만 및 선박 유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예산을 증액하라.

- 정부와 경남도는 항만 및 선박을 동남권 주요 미세먼지 원인으로 인식하라.

- 정부와 경남도는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적용을 위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항만 대기오염 실태 조사에 나서라.

- 경남도는 미세먼지 긴급대책에 항만 및 선박 대기오염원 관리를 포함시키라.

- 경남도는 이웃 부산광역시와 적극 협력해 부산신항 발생 대기오염물질 관리에 나서라.

- 경남도는 미세먼지에 대해 임시방편이 아닌 원인대응으로 도민의 안전하고 깨끗한 숨 쉴 권리를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