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통영국제음악제/프린지 편
이야기가 있는 통영국제음악제/프린지 편
  • 김선정 기자
  • 승인 2019.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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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지대학교 코코스 팀“장애는 넘지 못할 산이 아니다”
코코스의 앞글자인 C를 표시하고 있는 코코스 팀

“통영 프린지에 처음 참석했는데, 너무 좋아요. 내년에도 또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프린지를 위해 2박 3일의 힘든 여정을 보낸 한국복지대학교의 코코스 팀 김선호 팀장의 말이다. 겨우 2박 3일이 힘든 여정이라고?

그렇다. 평택에서 통영까지, 그 긴 거리만으로도 코코스 팀의 여정은 힘겹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습하는 과정에서부터 코코스 팀의 여정은 특별한 인고의 산을 넘어온 것인지 모른다.

코코스 팀 김선호 대표(오른쪽)와 마스코트 한예림 씨,
베이스기타 김민우 씨

한국복지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코코스팀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반반 섞여 있다. 한국복지대학교 자체가 장애인 학생이 60%인 대학교이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코코스 팀의 베이스 김민우(실용음악과) 씨는 자폐장애를 갖고 있고, 메인 키보드 연주자인 박성수(실용음악과) 씨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이야 얼마든지 밴드를 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청각장애인이 밴드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자신이 갖고 있는 그 장애가 가장 막고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이기 때문이다.

대전예고 피아노과를 나올 정도로 실력자인 민우 씨지만, 팀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밴드는 또 다른 산이다.

“예고를 다니면서 많은 실패를 겪다보니 피아노를 포기할 생각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장애는 넘지 못할 산이 아니다. 해보자.’고 끌어내서, ‘빗속에서’라는 곡을 연습했어요. 이 곡 하나 연습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렸어요.”

함께하는 팀원이 있어, 청각장애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선호 팀장은 메트로놈을 듣지 않고 혼자 연습해온 성수 씨의 등을 손으로 두드리면서 박자를 맞췄다. 제대로 된 호흡을 낼 수 있게 된 다음에는 버스킹이나 지역 축제를 다니며 공연하기 시작했다. 공연을 다니면 자신감이 붙고 장애도 훨씬 나아진다.

“더 나오자, 음악으로 세상에 나와 보자.”

코코스 팀의 프린지 공연은 세상과의 만남이며, 비장애인을 향한 악수의 손이다. 코코스 팀의 통영 프린지 참석을 위해 평택시는 차량을 내줬고 사회적기업은 숙박을 제공했다. 야간 알바를 하면서 공연을 준비해 온 숨겨진 시간들 하나하나가 코코스 팀에게는 산이었지만, 서로의 손을 잡고 올랐고, 결국 넘었다.

코코스팀은 3월 30일 서피랑 전기불터에서 가요에서 팝송, 발라드에서 록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31일에는 윤이상 기념관에서 평택시 청소년오케스트라인 ‘지음’과 함께 콜라보공연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31일 윤이상기념관에서 오케스트라 6중주와 함께 한 공연

코코스 팀의 마스코트 한예림 씨

“소중한 사람 덕에 오늘을 삽니다”

한예림 씨의 사연은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뮤코다당증 환자인 밴드 마스코트 한예림 (28세. 공공행정과) 씨는 노래와 함께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어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저를 난쟁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뮤코다당증 환자입니다. 저는 일곱 살 때 하루하루 죽을 고비였는데, 골수이식을 받아야만 살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이나 친척 중 아무도 골수가 맞지 않았고, 언니만 99% 맞았습니다. 그때 언니는 고작 열 살이었기 때문에 부모님은 선뜻 결정하지 못했지만, 언니는 기꺼이 수술을 하겠다고 나섰고, 그 큰 수술을 하면서도 ‘예림이는 괜찮아?’ 하면서 제 걱정만 했습니다.” 

시각장애, 지체장애, 뮤코다당증을 모두 갖고 있는 예림 씨는 지금도 1주일에 한번 주사를 맞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했지만 군데군데 호흡이 딸려 음을 길게 끌지 못하는 부분을 메인보컬인 이수정(실용음악과) 씨가 받쳐주는 아름다운 공연.

코코스 팀은 “손을 잡으면 신체장애는 인생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