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음악제 프린지 ‘동행’ 3월 23일부터 3주간
서피랑에서 윤이상공원까지 프린지스트릿 조성

통영의 봄을 화사하게 수놓을 국제음악제가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국제음악제를 춤추게 하는 것은 아마추어 음악인들과 인디 뮤지션들이 거리무대를 펼치는 프린지다.

이번 프린지의 테마는 ‘동행’이다. 베토벤 서거 250주년을 앞두고 펼쳐지는 국제음악제 ‘운명’과 동행하며 같은 걸음을 걸어갈 예정이다.

통영 프린지는 국제음악제보다 1주일 앞선 23일부터 시작된다. 이후 4월 7일까지 3주일 동안 85개 팀이 통영 서피랑과 윤이상기념공원 주변에서 100여 회의 공연을 한다. 그동안 통영시 곳곳에서 벌여오던 공연 공간을 ‘서피랑-명정동-통영시립박물관-윤이상기념공원-해저터널’을 잇는 동선을 바탕으로 집중시킨 것이다. 서피랑 거리는 올봄 ‘프린지스트릿’으로 변한다.

프린지스트릿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쉬고 있다.

서피랑이 시작되는 곳에는 서문고개와 충렬사, 명정샘이 있다.

박경리 선생은 명정동에서 나고 자랐으며, 이 골목을 배경으로 ‘김약국의 딸’들을 써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 거리에서 통제영의 장졸들은 충렬사를 드나들며 충과 예를 갖췄고, 통영의 아낙네들은 명정(明井)샘에서 일정(日井)과 월정(月井)을 구분하며 빨래를 했고, 시인 백석은 통영의 소녀를 연모하며 시를 썼다.
 
명정동 골목은 윤이상이 자란 도천동과 연결된다. 윤이상이 어린 시절, 그의 집 앞에는 바로 통영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윤이상은 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음악적 감수성을 키웠고 세계적인 거장이 됐다.

그의 생가 자리에 지은 윤이상기념공원에서 서피랑에 이르는 길은 ‘윤이상거리’다. 당시 세병관에 있던 초등학교에 가기 위해서 지나야만 했던 길을 ‘윤이상 학교 가는 길’로 가꿔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 길은 올해 프린지스트릿과 거의 같은 동선을 지닌다.

국제음악제 담당자는 “올해 통영프린지 공연들을 통해 명정동과 도천동을 잇는 ‘윤이상거리’가 더욱 알려지고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 “오늘날 통영 시민과 여행자들을 위한 현재진행형의 공연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첫 토요일인 23일에는 환경운동연합과 통영프린지가 공동기획한 ‘에코스테이지’ 가 열린다. 싱어송라이터 ‘이매진’, ‘이여름’, 어쿠스틱 듀오 ‘경인고속도로’, 그리고 록밴드 ‘밴드마루’ 4팀이 출연하여 ‘자연과의 동행’을 노래한다. 이들은 지난해 서울환경운동연합의 환경 음반 제작 프로젝트 ‘들숲날숨-서울환경연합 그린 뮤직 챌린지’에 참여한 인디뮤지션들이다. ‘들숲날숨’ 프로젝트를 통해 멸종위기종 해양생물 보호, 미세먼지 문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자는 곡을 만들고 발표하는 팀들인 만큼 통영프린지에서도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번째 토요일인 30일에는 전국 지역의 대표밴드들이 도시의 자존심을 걸고 공연을 펼친다. 인천, 부산, 대구, 전주 등에서 온 5개 밴드가 ‘이웃과의 동행’이라는 주제로  교류공연을 하는 스테이지다. 지역뿐 아니라 음악적 스타일까지 골고루 안배해 로큰롤(로커빌리), 펑크, 모던록, 하드록, 팝밴드 등 제각기 다른 멋의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경기인천의 밴드인 ‘스트릿건즈’는 해외 음악매체에 소개될 정도로 경력과 실력을 갖춘 팀이다. 다른 네 팀도 전국구급 실력과 매력을 보유해 “로컬밴드를 넘어선 로컬밴드”라고 불린다.

윤이상기념관 메모리홀에서는 ‘통영과의 동행’이라 불릴 만한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현대성악앙상블 프린지 스페셜’로 윤이상, 진규영 등 통영 출신 작곡가들의 명가곡을, 오후에는 ‘애향음악회’로 통영출신 음악 꿈나무 젊은이들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일본 가나자와시 어린이 합창단이 참여해 이웃나라 이웃도시가 문화예술의 ‘동행’을 이룬다.

밴드마루
이매진
이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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