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촌마을 이태열 씨, 봉림마을 황영주 씨, 당동마을 김재기 씨

거류면 이장님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10여년간 이장직을 하면서 거류지킴이 역할을 한 이들이 있다.

도산촌마을 이태열(62)씨, 봉림마을 황영주(71)씨, 당동마을 김재기(56)씨가 그 주인공이다.

도산촌마을 이태열(재임기간: 2001년2월22일~2019년1월17일)

◆ 도산촌마을 이태열(재임기간: 2001. 2. 22일~2019. 1. 17일)

수풀이 무성해 마을 전체가 숲 속에 있는가 하면, 마을이 산속 깊숙이 있다 해서 도산촌(道山村)이라 했다. 그 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산촌이라 부르다가 지난 1997년에 다시 도산촌으로 개명해 부르고 있다.

이태열 씨는 지난 2001년 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도산촌이장직을 맡았다.

이 씨는 "처음 이장이 됐을 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지만 마을 일을 내 집안일이라 생각하고 하다 보니 이렇게 오랫동안 이장을 맡게 됐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임기 2년인 이장직을 18년간 연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마을 주민들이 이 씨를 믿고 의지하며 인정했다는 뜻이다. 창원 구씨 집성촌임에도 이 씨가 오랫동안 이장 일을 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도산촌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살아온 이 이장은 마을 일이 곧 내 일이라 여기고 앞장서서 해결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런 이 이장 모습을 보고 4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장 일을 맡겼다.

가장 보람된 일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올해 마을회관 신축공사 예산을 확보한 일이라고 했다. 비록 이장에서 물러나 이장으로서 이 일을 마무리 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마을회관이 노후화되고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마을회관 신축은 꼭 필요한 사업이었고 이장으로서 마지막으로 한 일이라 더욱 더 기억에 남는 거 같다고 했다.

그리고 마을 안길 확포장공사를 통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했다. 마을 주민 모두에게 정말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씨는 길고 길었던 이장생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이제는 평범한 농사꾼으로 돌아갔다. 이장직을 내려놓고 처음에는 허전하기도 했지만 마을의 한 주민으로 돌아가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봉사를 하고 지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장은 봉사할 마음의 자세가 준비된 사람만이 해야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역을 지키고 마을의 전통을 계승ㆍ발전시킬 수 있는 이장이 필요하다며 이장들 스스로 이장의 품의를 떨어뜨리는 일이 있는데, 우리 거류면 이장들은 주민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장, 감투 욕심보다는 진정한 지역의 일꾼이 될 수 있는 이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봉림마을 황영주(재임기간: 2005년3월3일~2019년 1월31일)

◆ 봉림마을 황영주(재임기간: 2005. 3. 3일~2019. 1. 31일)

봉림 마을은 자연소지명 봉대(鳳垈)와 서바래미(西林) 두 자연마을이 합쳐 행정마을로 되면서 봉대(鳳垈)의 봉자, 서림(西林)의 림자를 결합하여 봉림(鳳林)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이 봉대(鳳垈)마을은 마을 앞에 숲이 있어 학(鶴:일명 황새, 철새)이 떼를 지어 집을 짓고 살고 있기 때문에 봉대라고 이름이 불려 지기도 한다.

황영주 씨는 지난 2005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봉림 이장직을 맡았다.

15년간 이장을 해온 그는 마을의 대소사와 주민들의 크고 작은 일들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꿰고 있다.

그는 15년간의 이장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했다.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기억에 남는 일은 봉림소류지 확장 및 보수를 통해 마을 주민들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짓게 한 것이라고 했다. 봉림마을은 주업이 농업이고 소류지가 협소해 농사 물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소류지 정비를 통해 마을주민들이 물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는 농업용수공급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지금도 종종 주민들끼리 물 때문에 고생했던 당시를 떠올리면서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고 웃어보였다.

그리고 동광초등학교 앞 도로를 스쿨존으로 지정해 어린 아이들을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한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황 씨는 근면 성실한 신임이장이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임기동안 마을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마을 이장이라는 무거운 짐은 내려놓았지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거류면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다.

현재 거류면발전위원회위원장, 거류면시금치작목반 회장 등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당동마을 김재기(재임기간: 2009년2월11일~2019년1월31일)

◆ 당동마을 김재기(재임기간: 2009. 2. 11일~2019. 1. 31일)

당동(塘洞)마을은 마을에 못(池)이 있었다하여 지어진 것이다.

마을 뒤에는 우뚝 솟은 거류산(巨流山)이 있어 이 거류산에 대하여 전해 내려오고 있는 전설(傳說)도 많이 있다.

김재기 씨는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당동마을 이장직을 맡았다. 당동마을은 면사무소가 소재한 곳으로 지역에서는 수도마을이라고 한다.

김 씨는 “처음 이장이 됐을 때 거류면의 중심마을이라 부담이 커 이런 저런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또 “당동마을은 외지인들이 많아 지역민과의 융화문제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 당시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10여년간 이장생활을 하면서 숱하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당동소하천 복개 공사와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안전시설 개선사업은 기억이 또렷하다고 했다.

마을 안길이 좁아 차량통행도 어렵고 보행자 안전에도 위험이 컸다. 김 씨는 주민들을 위해 임기 중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몇 년간 주민들과 함께 행정에 지속적인 건의 끝에 사업비를 확보했고 3년에 걸친 공사 끝에 이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했다.

이 공사로 좁았던 마을안길을 넓혀 주민들과 차량이 통행하는데 불편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시설안전개선사업이 보람에 남는다고 했다. 이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30여 가구에 미끄럼 방지시설 등을 설치해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그리고 2009년 6월 개관한 거류면 책사랑작은도서관 개관을 위해 사업의 필요성과 예산확보를 위해 지역민과 함께 노력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 10여년간 당동은 조선경기 호황으로 번영을 누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조선경기 불황으로 지역을 떠난 이도 많고 지역경제도 많이 어려워 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임 이장을 중심으로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 희망이 넘치는 당동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김 씨는 지난 10여년간의 이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그는 본업인 농업활동에 종사하면서 거류면책사랑작은도서관 관장으로 봉사하면서 건전한 지역문화 창출에 앞장서고 싶다고 했다.

박용일 거류면이장협의회장은 “세 분 이장의 이장 장수 기록은 우연히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마을주민의 화합을 중시하면서 언제나 겸손한 자세와 성실함, 마을과 관련된 일이라면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마음가짐에 마을 주민들이 무한 신뢰를 보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었다”고 했다.

또 “거류면 현 이장들도 전임 이장들의 열정과 성실함을 본받아 지역민에게 신뢰받는 이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통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