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의류 공방 ‘수작’ 홍수현 대표

 

"제가 90% 이상
만족해야
남에게 팔 수
있겠다 싶어요."

 

그저 좋아서, 재미있어서 시작한 취미생활이 그녀의 직업이 되었다.

핸드메이드 패션 공방 ‘수작’ 홍수현(38) 대표의 이야기다.

그녀가 처음 미싱을 접한 것은 6년 전 동생이 쓰던 중고 미싱을 얻으면서다.

남편을 따라 연고도 없는 통영으로 내려온 지 4년. 취미를 찾자는 마음에 미싱을 얻었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한 것이 그만 푹 빠져버렸다.

한참 재미가 들렸을 때는 신랑이 조금이라도 안 입는다 싶으면 냉큼 가위질부터 해댔다. 지금은 7살 6살이 된 두 아이의 태교도 미싱으로 대신했을 정도였다.

두 아이가 자라면서 입는 모든 옷들이 그녀의 작품인 것은 당연한 일.

배냇저고리부터 휴대용 아기침대, 매트범퍼 등 미싱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옷과 용품들이 수현 씨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두 아이는 걸어 다니는 모델이었다.

연년생 두 아이가 수현씨표 커플티를 입고 나들이 할 때, 수현 씨의 개성이 담긴 남방을 입고 어린이집에 갈 때, 많은 지인들이 그녀의 작품을 칭찬했다. 조금씩 소문도 났다.

처음에는 선물도 하고 재료비만 받기도 했다. 배워보고 싶다는 주변 엄마들의 요청이 하나둘 늘면서, 집에서 무료로 소규모 홈 클래스를 열기도 했다.

“그저 좋아서 하는 취미인데 주변 사람들이 예쁘다고 손뼉을 치고, 가르쳐달라고도 하고, 돈을 내고 사가기도 하니까 신기하면서 신바람도 났었어요.”
수현 씨가 ‘한번 팔아 볼까?’ 생각하게 된 것은 프리마켓에 직접 만든 옷가지를 내놓으면서다.

“같이 취미를 즐기던 지인들과 그동안 만든 옷을 프리마켓에 내다 팔아봤어요. 첫 판매를 끝내고 그날 번 돈으로 함께 식사를 했는데 너무 즐거웠죠. 막연하게나마 직업으로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런 그녀의 생각에 용기를 준 것은 청년 창업자를 지원하는 통영시의 사업이었다.

통영시는 지난해 9월부터 청년 예비 창업가들의 사업계획서를 받아 창업실무교육과 경영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창업 이후에는 임차료, 점포 시설비, 소모성사업용품 등도 지원한다. 이름하여 ‘청년창업 1번가 통영드림존 조성사업’.
 

수현 씨는 통영시의 드림존 공모에 핸드메이드 의류공방 아이템으로 노크했다. 석 달 간의 교육을 이수한 끝에 드디어 지난해 12월 용남면 화삼리에 공방을 열었다.

10여 대의 미싱과 작업대가 놓여 있는 아담하고 예쁜 공방이다.

이 곳에서 수업도 하고 틈틈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프리마켓과 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판매하는 것이 전부이다.

“직접 만들다보니 많이 만들 수가 없어요. 사이즈의 한계도 있구요. 그래서 판매보다는 수강생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에요.”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수현 씨는 남보다 빠른 손과 꼼꼼한 바느질이라고 말한다.

“제가 90% 이상 만족해야 남에게 팔 수 있겠다 싶어요. 일반인은 모르더라도 바느질하는 사람들은 이 작품이 얼마나 신경 쓴 작품인지 알아보거든요.”

이제 창업 한 달.

수현 씨는 아이들에게 소홀할까 창업에 반대했던 신랑의 눈치도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공방을 운영하는 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제한했다. 육아와 창업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각오다.

“올해 목표요? 신랑에게 용돈 주는 아내가 되는 거예요.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 않나요? 호호”

마음 맞는 수강생들과 세상에 둘도 없는 맞춤옷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그 꿈이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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