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낚싯배 ‘명품호’ 김성준·박고영 선장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체험낚시 인기만점
‘선상 다찌’ ‘깜짝 이벤트’ 유쾌한 입담까지

# 용남면 원평에서 자란 김성준(38) 씨는 어릴 때부터 바다가 놀이터였다. 커서도 바다를 보며 살아야겠다고 꿈꿨다. 대학을 졸업한 성준 씨는 그동안 생각해 온대로 굴양식 1세대인 아버지의 양식 일을 배우며 어민후계자의 길을 걸었다. 성준 씨는 청년이 된 뒤에도 여전히 바다에서 놀기를 좋아해 해양레저에 관심이 많았다. 낚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 가운데 하나였다.
# 박고영(38) 씨는 도산면 바닷가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고영 씨는 객지생활 10년차가 될 무렵 고향 도산면이 그리워 다시 내려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서울생활을 털고 고향으로 내려온 고영씨도 바다낚시에 푹 빠져 있었다. 이게 고향으로 내려온 맛이라 생각했다.

2015년 요트와 스킨스쿠버 등 해양레저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인력양성 프로그램에서 두 청년이 만났다. 바다에서 놀기를 좋아하던 젊은 두 청년은 나이도 같고 공통점이 많아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성준 씨와 고영 씨가 처음부터 같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성준 씨는 3톤짜리 작은 배로 감성돔 전문 낚시배를 운영하고 있었다. 평소 한산도 앞바다의 감성돔 포인트를 손바닥처럼 훤히 꿰고 있던 성준 씨의 장점을 십분 살린 콘셉트였다. 그러나 꾼들을 고객으로 삼기엔 3톤짜리 배는 너무 작았다. 사업 확장을 벼르던 성준 씨는 2018년 초 큰 맘 먹고 9.77톤짜리 배를 질렀다. 그러나 배가 큰 만큼 일손이 문제였다.  

고영 씨는 고영 씨대로 놀고 있는 양식장의 관리 선박을 빌려 생활낚시 전문 낚싯배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배를 빌려 운영하다 보니 제약이 많았다. 통영에 온 관광객을 상대로 체험낚시를 선보이는 고영 씨의 낚싯배 콘셉트는 ‘도시어부’ 붐을 타고 상종가를 치고 있었지만 임대선박으로는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두 친구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의기투합했다. 
성준 씨와 고영 씨가 운영하는 명품호(9.77톤 정원 22명)는 체험낚시 선박으로는 통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낚싯배다. 체험낚시 특성상 가족과 연인, 회사동료 등 통영을 찾은 관광객이 명품호의 주요 고객이다. 이 때문에 고기가 잘 낚이는 포인트 외에도 고객에게 얼마나 재미를 주느냐가 관건이었다.

▲ 2018년 여름, 바다가 좋은 김성준(왼쪽) 박고영(오른쪽) 두 친구가 즐거운 체험낚시를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했다.

성준 씨와 고영 씨는 보리멸, 볼락, 도다리, 노래미 등 초보자들도 쉽게 낚을 수 있는 잡어를 주요 어종으로 정하는 대신 ‘도시어부’의 콘셉트를 그대로 재현해 더욱 큰 즐길거리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낚시하면서 왁자지껄 한바탕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기로 한 것이다.

우선 먹거리 수준부터 높였다.

▲ 인기만점 선상다찌 이벤트.

낚은 고기로 초밥을 만들어 제공하고 계절에 따라 고둥, 갯가재, 낙지, 해삼 등 다양한 해산물 도시락을 준비했다. 여기에 생선구이, 해물라면, 과일 등을 곁들여 선상에서 풍성한 바다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이름하여 ‘선상다찌’.

유쾌한 성준 씨와 고영 씨의 입담까지 더해진 해물파티는 고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또 시간을 정해 가장 큰 고기를 잡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고 특별한 어종을 정해 선물을 주는 깜짝 이벤트도 인기만점이다. 홍보를 위해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다녀간 손님들이 추천하거나 다시 찾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 홍보는 저절로 된다는 진리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한 해 성적표는 일단 합격점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성준 씨와 고영 씨는 현재 배를 계류하는 원평리 150m 지선을 낚싯배 전용 항구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전용 계류장이 없어 어선들 틈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낚싯배들을 한 곳에 묶어 공동사무실을 운영하면 홍보나 마케팅 등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두 청년의 구상이다.

성준 씨는 “사람들 만나는 걸 워낙 좋아했다.”며 “좋아하는 바다에서 좋은 사람들 만나 시간을 보내다보면 정말 즐겁게 하루를 보내곤 한다.”고 말했다.

고영 씨는 “낚시를 끝내고 돌아가는 손님들이 만족해하고 즐거웠다고 인사를 건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즐겁게 일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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