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 동안 값진 훈련을 하는 유소년 태권 꿈나무들.

난다 뛴다 하는 유소년 태권도 선수들이 통영에 모였다. 태권도의 미래를 짊어질 중학교 태권도 11개 팀이 통영의 동원중학교 체육관에서 대련에 한창이다. 대구, 충남, 울산, 경주 등 타도시에서 온 9개 팀과 통영의 남자 선수들을 대표하는 동원중학교, 여자 선수들을 대표하는 통영여중 팀이다. 선수 숫자로만 150여 명이다.

21일부터 25일까지 치러진 통영전지훈련은 통영에 머무르면서 대련도 하고 각자의 기량을 가늠해 보는 값진 시간이다. 태권도에서 전지훈련은 아주 중요하다. 같은 팀에서는 아무리 적어도 하루 너덧 시간씩 같이 연습하는 친구다보니 기량껏 겨루기도 어렵지만, 상대의 장단점을 너무 환히 알아 요령껏 대비하기 때문이다.

김윤호 코치(왼쪽)와 김재용 감독(오른쪽) 

동원중학교에 모인 팀들은 지도자들끼리 네트워크가 형성돼 지방을 돌아가면서 이렇게 합동 훈련을 한다. 기량이 좋은 팀들과 합동 전지훈련을 하면 선수들의 실력이 부쩍 자란다.

태권도 전용 체육관이 있어 타 지역보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는 홍성중학교 장두상 코치는 “전용체육관이 아닌데도 쓰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전국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동원고등학교의 체육관과 온화한 통영의 날씨를 칭찬했다. 대구 화원중학교에서 온 지준호 코치는 “체육관도 좋고, 지도 선생님들도 좋고, 음식도 맛있다.”면서 “주최측 코치님들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평가 뒤에는 주최측이 된 통영 코치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태권도 전용 체육관이 아니기에 바닥에 500장의 매트를 깔아야 했지만, 아쉽게도 통영시에 있는 매트는 너무 낡고 노후해 거제시에서 빌려야 했다. 깨끗한 숙소와 식당을 연결해 주는 것, 물과 간식을 준비하는 것 등도 모두 주최측의 몫이다. 동원중학교 김재용 감독(34)과 김윤호 코치(27), 통영여중의 이선미 코치(29)가 이번 전지훈련의 주최측이다.

경남소년체전 5연승을 이룬 동원중학교 태권도 팀

동원중학교의 김재용 감독은 5년째 동원중학교 태권도부를 맡고 있는 통영 선수 출신의 지도자다. 김감독이 지도한 지난 5년 동안 동원중학교 태권도부는 경남소년체전에서 연속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1개 체급 중 4개 체급은 석권하고 있다. 올해도 경남대표 1차선발전에 4명이 1등을 확보한 상태다.

“작년에는 전국소년체전 3위 입상자가 나왔는데, 올해도 유망주가 있습니다. 선수들이 다 착합니다. 문제 일으키는 아이도 없고 자발적으로 열심히 운동하니 저로서는 바랄 게 없지요.”

체육계의 폭력지도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동원중 선수들은 김감독을 형처럼 따른다. 평소에 목욕탕도 가고 영화도 보고 피시방도 같이 가는 등 관계가 잘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함께 지도하는 김윤호 코치는 따뜻한 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경남 태권도 명문으로 소문난 통영여중 태권도팀과 이선미 코치(오른쪽).

동원중과 같은 체육관을 쓰며 평소에도 함께 훈련하는 통영여중도 작년에 경남 선발전에서 1, 3위를 차지했다. 3년째 태권도부를 지도하고 있는 이선미 코치는 “작년까지는 선수가 서너 명이었는데,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해 올해는 10명이 됐다.”고 말한다. 이 두 학교에는  선수를 하기 위해 함양, 진주 같은 데서 이사를 오는 학생도 있다. 두 학교의 고군분투로 인해 통영은 명실공히 태권도 명문 지역이 되었다.

이에 대해 태권도협회나 시의 지원은 솔직히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태권도 전용체육관은커녕 매트조차 거제시에서 빌려와야 하는 실정이니 말이다.

그러나 김감독은 “지금까지는 태권도협회가 내부의 문제로 제기능을 할 수 없었지만 올해 회장이 새롭게 선출되고 정상화되었다.”면서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 통영시에서도 지난 23일 합숙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지원할 부분이 없는지 살폈다. 김감독은 “선수층이 두터워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선수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책을 부탁드렸다.”면서  유소년팀을 만들면 같이 연습하면서 선수들을 길러보고 싶다고 말한다. 11체급이 있는 태권도에서 체급마다 1~2명 선수를 두려면 한 팀에 20명은 돼야 하는데, 초등학교 선수층이 얇으니 중학교까지 영향이 미치는 것이다.

김감독은 “통영에서도 태권 꿈나무들이 안전한 매트에서 꿈을 키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1개 팀 150여 명이 통영에서 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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