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과 장소 확장 등 “결국 좋았다” 평가로 정리, 참석자들 의견 없이 잠잠
불합리한 설문조사 항목, 프로그램 분석 비중 미미해 현장감 없는 평가보고서

“이렇게 잠잠하고 조용한 한산대첩축제 평가보고회가 있었나” 지난 5일 한산대첩축제 평가보고회를 참관한 지역언론 기자석에서 나온 한마디다.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 평가보고서는 관람객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에도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제시했으며, 평가보고회 참석자들은 의견을 내놓기보다는 조용한 침묵을 택했다.

통영시는 지난 5일 오후 시청 강당에서 8월 개최된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의 평가 및 발전방안 용역보고회를 통영시의회 의원, 통영시 간부공무원, (재)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이사진, 기타 유관 기관·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보고회에 앞서 축제를 지원한 각급 기관·단체와, 자원봉사자들에게 표창패와 감사패를 수여했으며, 9일간의 축제를 정리한 영상물 시청, 그리고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에 대한 용역 결과 보고 등으로 이어졌다.

연구용역사 (사)한국문화관광포럼(배재대학교 김주호 교수, 남길현 책임연구원)은 축제 기간 동안 지역주민과 외래관광객 대상으로 총 324부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축제 주요 결과 및 발전방안 △축제 행사 평가 및 콘텐츠 분석 △축제 프로그램 분석 △축제 소비지출 분석 등의 항목으로 조사보고서를 제시했다.

김주호 교수는 개선사항 조사에 대해 “축제 방문객들 중에 관광객들은 편의시설 확충(25.5%)을, 지역주민들은 참여형 프로그램 확대(28.4%)를 개선사항 1순위로 꼽았다”고 밝혔다.

(사)한국문화관광포럼은 이번 축제의 경제파급효과를 약 169억원으로 분석했으며, 축제장소, 축제기간, 운영방식 등 축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방문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성공적 변화였던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트렌드를 수용해 야간형 특화전략 마련 및 주민‧관광객 참여 프로그램 강화 등을 축제 발전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문화관광포럼, 배재대 김주호 교수 
한국문화관광포럼, 배재대 김주호 교수 

평가조사용역사와 통영시는 이번 축제에 대해 “기존의 축제 형식을 과감하게 탈피, 시민에게 다가가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축제 기간을 당초 5일에서 9일로 확대, 여름철 개최로 인해 폭염 등 무더위를 피해 저녁 6시 이후 야간 시간대 운영, 주행사장을 기존 문화마당에서 삼도수군통제영으로 옮기는 등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기존 강구안 문화마당 중심에서 광도면 죽림 내죽도공원 및 죽림만, 산양읍 통영 당포성, 도서지역 등 다양한 축제 장소를 새롭게 발굴해 시민들 곁으로 다가갔다. 특히 축제 마지막날인 14일에는 무전대로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거리를 가득 메워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밝혔다.

용역사의 보고가 끝나고 보고회 사회자 통영시 문화예술과 팀장이 참석자들에게 “질의하실 사항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시오”라고 말했으나, 시의원과 간부공무원 그리고 한산대첩문화재단 관계자들도 잠잠하고 반응이 없자 결국 마이크는 평가보고회 좌장석으로 넘어갔다.

먼저 김미옥 시의회 의장은 “3년만에 돌아온 축제인데, 진일보한 축제가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61회보다는 62회가, 62회보다는 63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축제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통영교육지원청 김경숙 교육장은 “올해는 (노젓기대회 등) 학생 참여 부분이 높아져서 좋았다. 학생 참여가 높아지면 학부형 관심과 참여도 따르게 된다”면서 “내년 축제 준비에 관내 학교 참여를 위해서는 지금까지보다 좀 더 일찍 논의와 협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영기 시장이 재단 이사진을 지목해 의견을 묻자, 허덕용 이사가 “평가보고서와는 다른 부분이지만, 일정 연장으로 늘어지는 감도 있다는 평가도 주변에서 보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번 보고서를 보면 우려했던 부분 불식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천영기 시장은 “축제 직전에 대표이사와 본부장 사직 등 어려운 여건 속에 치러졌는데, 한산대첩문화재단 임직원들이 노고가 많았다. 이번에는 변화와 함께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축제 공간이) 항남동에서 무전동으로 옮기면서 일부에서 우려도 있었지만 우려를 불식하고 ‘무전대첩 작전’은 성공을 거두었다고 본다”고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평했다.

이어 내년 축제에 대해 “올해는 영화 한산 개봉의 시너지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 내년에는 어떤 이슈를 활용할지 열린음악회 비용이 3억이라던데 거기까지는 무리일 것 같고, 유명 가수 초청이라도 해야 하나 싶다”며 “내년에는 더욱 더 통영다운 한산대첩축제로 치르도록 해야겠다. 축제의 변화와 함께 내실을 추구하기 위해 한산대첩문화재단도 안정화되어어서 10월부터 제대로 연구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한국문화관광포럼의 이번 축제 평가 조사용역보고서는 아쉬운 부분이 쉽사리 보이는 수준이었음에도, 평가보고회에서는 아무런 문제제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먼저, 관람객의 축제 만족도 조사 설계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문제다. 같은 카테고리에 묶일 수 없는 답변들이 응답 항목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용역보고서는 행사평가 만족도 분석결과 “타인 축제 추천 및 축제 관람의향 항목이 강점이며, 살거리와 먹거리는 약점”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타인에게 축제를 추천할만하다”는 포괄적인 평가의 응답은 구체적인 강점을 평가하는 응답으로 부적절하다. 통영한산대첩축제의 강점 요소들 때문에 축제를 추천하거나 재방문할만하다는 분석이 되어야 논리적인 귀결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축제 프로그램 분석은 현장감이 없이 보고서에 단 두 페이지 분량 체면치레로 수록한 수준에 불과했다.

설문조사를 통한 관성적인 ‘대표콘텐츠’ 순위 매기기로 한산대첩재현 행사가 1위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무전대로 퍼레이드 일부 개선사항을 거론한 미미한 분량으로, 군점을 비롯한 다른 프로그램 언급은 없어 축제 주요 프로그램을 모두 평가용역팀이 직접 모니터링한 것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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