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해운, 코로나와 유가 급등에 적자 누적돼 불가피
우도주민, 육지서 2시간 내에 병원 진료와 장보기 불가

섬주민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이 관광객만 쫒아가면서 정작 섬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관광섬으로 각광받으며 많은 여객선이 치열한 노선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욕지도의 작은 부속 섬들은 필요한 시간에 여객선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통영-우도-연화도-욕지도 노선의 가장 작은 섬 우도에 하루 3차례 운항하던 여객선의 아침 노선이 폐지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일해운은 지난 9월 22일부터 통영에서 우도(-연화도-욕지도)로 아침 6시20분에 출항하던 노선을 마산지방해수청 인가로 폐지했다. 대신 나머지 2항차 노선을 통영에서 오전 9시30분 및 오후 3시 출항으로 조정했다.

우도 주민들은 조정된 아침노선은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9시30분에 출항하면 10시40분에 우도에 도착하고, 연화도와 욕지도를 돌아 다시 통영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후 1시 가까이다. 다시 배를 타기까지 통영에 머무는 2시간 이내에 주민들이 필요한 일을 보기에는 너무 빠듯하다는 불만이다.

또한 연화분교 교사들은 출퇴근이 불가능해졌고, 학교의 행사도 차질을 빚게 되었다는 입장이다. 그 외 보도교로 연결된 연화도 캠핑객의 90%가 우도에 텐트를 치고 있다.

우도 김영래 이장은 “아침 여객선이 없어지면서 우도 주민들은 사실상 고립됐다”며 “대일해운 측이 공문을 보낸 이튿날부터 아침 운항을 일방적으로 중단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이장이 “우도는 사실상 고립됐다”고 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로 통영까지 여객선을 타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 있을 때이다. 통영에서 주어진 약 2시간 동안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재래시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등 노인들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존 통영에서 6시20분 출항 여객선을 이용하면 우도를 거쳐 오전 10시 40분경 통영에 도착하고, 오후 3시 여객선을 타기까지 4시간 이상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었다.

대일해운 선사는 2019년부터 누적된 적자에도 노선 유지를 위해 빚으로 버텨왔다는 하소연이다. 2018년 33명이 직원이 현재는 15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적자가 누적됐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유가가 약 2.5 가까이 급등하면서 버티기 힘들어졌다. 겨울이 시작되는 12월부터 여객이 급감하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체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산지방해수청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여객선터미널 외 여러 곳에 무분별한 신규 여객선 인가를 내주면서 업계가 제로섬 게임에 내몰렸다는 주장이다. 한산도 항로와 욕지.연화도 노선은 과다 경쟁으로 실익 없는 경쟁을 펼치고, 미수.중화동 노선은 운행 중단을 반복하는 실정이다. 연화도 주민들도 5천만 원의 기금을 받고 신규 여객선 항로에 동의서를 냈다는 책임론을 받고 있다.

통영시는 우도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대일해운과 마산지방해수청을 찾아 여러 협의를 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시가 고민하는 방안에 우도 노선은 경쟁 선사가 있어 보조금 노선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한산면 용호도 노선처럼 정부가 손실금의 70%를 지원하는 준공영제 노선 신청을 고려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게 마산지방해수청의 입장이다.

한편, 여객선이 늘면서 편리한 교통을 기대했던 부속섬 주민들은 선사의 과다 경쟁으로 오히려 불편을 겪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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