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돵! 동백이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동”

동백이
동백이

통영신문 ‘이사람이사는법’ 처음으로 사람이 아닌 사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고 통영 안팎을 누비며 통영시 관광 홍보에 열심인 통영갈매기 캐릭터 ‘동백이’다. 그런데, 사실 동백이 인형탈 속에는 사람이 있으니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겠다.

실제세계에서의 동백이는 통영 지역의 웹컨텐츠회사 피앤아이소프트에서 기획하고 개발한 캐릭터다. 민간에서 만들었지만, 어느덧 통영 대표 캐릭터로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통영시 공식 캐릭터는 멸치를 활용한 ‘통멸이’이지만, 활용도가 낮고 친숙하지 않아 피앤아이소프트 직원 회의에서 “우리가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제안이 동백이의 시작이다.

통영시 시조(市鳥)인 갈매기와, 시화(市花)인 동백꽃을 합쳐 완성된 캐릭터가 통영갈매기 ‘동백이’이다. 2017년에 만들어져 2018년에 저작권등록이 완료되었으며, 처음에는 온라인상에 일러스트 캐릭터로 활약하다가 나중에는 커다란 인형탈과 옷으로 통영 안팎 여러 행사장과 관광지에 출몰하고 있다.

동백이 캐릭터의 바깥세상 본격적인 등장은 지난 2020년 여름 한산면 진두마을 물양장에 조성된 ‘동백이 포토존’이다. 당시 권주태 한산면장이 우연히 동백이 캐릭터를 보고 포토존 제작을 먼저 제안해 디자인비를 받지 않고 디자인을 제공한 사례다.

통영한산대첩축제, 광도면 수국축제 등 통영의 크고작은 축제는 물론, 통영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탄소중립 캠페인 참가, 경남관광박람회와 내나라여행박람회에서 통영시 관광 홍보활동까지 통영 지역사회 공익을 위한 활동에도 꾸준히 함께하고 있다.

가상세계의 동백이는 꽤 디테일한 설정을 갖고 있다.

홍도로 추정되는 통영 인근 섬에 살던 동백이는 여객선 승객들이 주는 새우깡을 받아먹다가 통영여객선터미널까지 오게 됐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통영 바닷가를 헤매다 새우깡을 어느 편의점에서 발견하고 무작정 편의점으로 돌진했지만, 돈이 있어야 먹을 수 있다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한테 혼나고는 마침 편의점 건물 4층에 있던 회사에서 인턴직원을 구한다는 이야기에 무작정 취직하게 되었다는 스토리가 동백이의 기본 설정이다.

동백이는 2017년 8월 8일생으로 올해 나이 만 5세. 괭이갈매기로 추정, 성별 불명, 특기는 ‘귀여움’이다. 심지어 주민등록번호와 주민등록증까지 있는 통영시민이다. 동백이 집 주소는 통영시 동피랑길 105 ‘동플’이고, 비록 인턴사원이지만 용남면 법원 인근에 직장도 있다. 2년째 인턴사원이지만, 틱톡과 릴스 등 인터넷 숏폼 컨텐츠에서 귀여움을 뽐내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도 9000여명으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올해 동백이는 좋은 일이 많다. ‘2022 통영 여행가는 해’를 맞아 개그맨 허경환씨와 함께 통영시 관광 홍보대사로 공식 위촉되었다. 사실상 통영을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공인받은 셈이다.

특히 8월에는 동백이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일이 여럿이다. 먼저 동백이의 여섯 살 생일이었던 지난 8월 8일에는 2022 통영시 관광홍보대사 허경환씨와 함께 통영 곳곳을 다니며 관광홍보 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통영을 메타버스 세계로 구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메타버스 통영에서 동백이가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동백이 투어 서비스’가 개발 중이다.

일러스트 디자인 캐릭터로 출발한 동백이가 인형탈과 인형옷으로 통영 행사장을 다니더니, 유투브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이제는 제대로 메타버스 ‘가상세계’에 한 자리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8월 바쁜 일정을 소화한 동백이를 동백이의 집 ‘동플’이 있는 동피랑에서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동백이 특유의 말투는 늘 말 끝에 ‘동’을 붙이는 것과 함께, 당황하거나 놀랐을 때 ‘돵!’을 외치기도 한다.

■ 동백아 반갑다 그런데 머리에 꽃은 뭐야. 말투는 왜 그래?

“꽃은 어릴 때 섬에 살 때 통영 동백꽃이라고 엄마가 꽃아준 거임동. 말투는 아직 제가 어려서, 사람들 말 배워가는 중이라 이해를 해주세동”

■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생일날 허경환씨랑 놀러다녔다면서

“돵! 놀러 다닌 거 아님동! 통영 멋진 곳들 알리는 영상 찍으러 같이 다닌 거니까 일한 거 맞는동! 내가 촬영 NG를 많이 내서 허경환 아저씨가 힘들다며 구박을 막 했는데, 자기는 방송 많이 해봤으면서 나는 초보라 실수도 좀 할 수 있지 너무했음동!”

■ 관광박람회도 다니고 하면서 다른 동네 캐릭터들한테서 인기가 많다면서? 지역 캐릭터들 사이에 ‘인싸’라고 소문이 자자하더라

“부산 갈매기 부기, 대구 도달수, 거제 몽돌이 몽순이... 얘들 전부 나한테 먼저 친구추가 걸어왔음동! 같이 영상도 많이 찍고 재미있었음동! 충주시, 남해군, 부천시, 진주시 캐릭터 애들도 다들 나하고 친하고 싶어서 난리였음동!”

■ 그럼 동네 인기스타 동백이 보려면 어디로 가면 되겠니

“동피랑에 동플은 동백이 집인데, 인기가 많아서 집에 없을 때도 많음동! 사무실에서 아직 일 배우고 있고 아무튼 바쁨. 동백이 페이스북, 릴스, 인스타그램, 틱톡 팔로우 친구추가 해주시면 동백이 어디서 뭐하는지 보실 수 있음동!”

만 5세 동백이는 아직 어려서인지 말이 길어질수록 어색해지는 탓에 ‘동백이아빠’ 피앤아이소프트 최원주 대표가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최 대표는 “온오프라인에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고 SNS에서 알아보고 일부러 동플에 동백이 보러 오시는 분도 있다. 통영시 행정의 공식 캐릭터가 아니라서 캐릭터 활용에 더 자유로운 장점도 있다”면서도 “민간에서 만든 캐릭터로서 통영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도 늘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동백이플레이스를 나가려는데 동백이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던진다.

“동백이는 새우깡, 오리지날 새우깡만 좋아합니동!” 설정 세심하네.

통영관광홍보대사 허경환과 동백이
통영관광홍보대사 허경환과 동백이
한산도 동백이 포토존

 

저작권자 © 통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