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씨네마키드에서 세계여행 다큐멘터리와 작가까지”

유최늘샘
유최늘샘

회고와 기념이 아닌 2022년 현재진행형의 통영 문화예술을 말할 때 떠오르는 지역 예술인들의 이름은 몇 있다. 그런 현재진행형의 통영 예술인들 중 최근 특히 바쁜 청년예술가 한 사람을 말하자면 누구보다도 유최늘샘(38) 감독이다.

8월 중 각종 영화제와 행사 참가로 진주(진주문고 북콘서트), 제천(제천국제음악영화제), 서울(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목포(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를 다니며 분주한 유최늘샘 감독을 지난 24일 봉평동에서 어렵사리 만났다.

먼저 유최늘샘씨는 독립영화-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등록된 영화인이다. 네이버에 등록 소개된 필모그래피는 우도마을 다이어리(2021), 지구별 방랑자(2021), 통영가족의 시베리아 횡단기(2017), 늘샘천축국뎐(2013)을 비롯한 12편으로 일부 작품은 온라인 관람 가능하다.

유최늘샘 감독은 “원래 극영화를 좋아하긴 했는데, 꼭 다큐멘터리를 해야겠다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들부터 하다보니 먼저 나온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면서 내 삶 주변에서부터,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미디어운동 · 시민사회 활동과 이어지고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게 됐다”고 돌아보았다.

다큐멘터리 작업 위주로 활동한 영화인 유최늘샘의 뿌리는 의외로 고향 통영 포트극장과 봉래극장을 들락거리던 ‘씨네마 키드’다.

그는 “씨네마천국이라는 영화를 예로 들고는 하는데, 어린시절 영화관의 추억에서부터 시작해서 스물 넘어 서울에서 ‘인디스페이스’ 영사실에서 일하다 보니 내가 청년 토토라는 기분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영화와 함께 여행은 그의 인생에 두가지 핵심 키워드다. 여행이라고는 해도 평범한 사람들이 예상하는 범주를 아득히 넘어선다.

2011년 38일간 한국, 2012~2013년 254일간 아시아, 2018~2019년 팬데믹 직전까지 535일간 아메리카, 유럽, 아라비아, 아프리카를 여행했다.

게다가 그 여행의 방식은 극한의 ‘미니멀’ 배낭여행으로, 넉넉한 예산이 아니라 하루 평균 18,400원 예산으로 이루어진 “빈자의 여행”이었다.

노숙과 야영이 이어지며 이게 과연 여행인가 혹시 고행인가 싶을 정도의 여정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다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만난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우정, 그리고 이전에 몰랐던 세계의 진짜 현실을 직접 대면하는 발견과 인식의 확장이 여행의 동력이 되었다.

유최늘샘 감독은 “사실 어린 시절부터 꿈꿔 온 일이 세계여행이었다. 돈도 용기도 시간도 없다고 미루다가 인도를 가야겠다 마음 먹고, 한국부터 시작해서 아시아 여행으로, 결국 제 나름의 세계여행으로까지 닿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세계여행의 기록들은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이어졌다.

한국과 세계를 다니며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로드무비 다큐멘터리 ‘남한기행-삶의사람들’, ‘늘샘천축국뎐’, ‘지구별 방랑자’로 영상화되었다. 심지어 가족여행도 물론이다. 지난 2017년 가족과 함께 떠난 20일간의 시베리아 여행도 ‘통영가족의 시베리아 횡단기’로 담아냈다.

예술인 유최늘샘의 가장 최근 결과물은 책이다. 독립영화 감독에 여행가에, 올해에는 ‘작가’의 정체성까지 더해졌다. 유최늘샘 감독에 이어 유최늘샘 작가다. 이쯤되면 그야말로 멀티 예술가다.

2018~2019년 535일간 아메리카, 유럽, 아라비아, 아프리카를 여행한 기록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45회 연재한 글을 다듬고 보충해서 지난달 책 ‘지구별 방랑자’(도서출판 인간사랑)을 내놓았다. 다큐멘터리 ‘지구별 방랑자’를 책으로 옮긴 셈이다.

겸손하고 소박한 성품의 유최늘샘 작가이지만 “하루 하루 한 걸음 한 걸음 온몸을 세계에 부딪혀 한 문장 한 문장 길어 올린 글들”이라고 조심스러운 자부심을 담아 소개했다.

그 말 그대로 ‘지구별 방랑자’는 세계 곳곳 사람들 속으로 걸어들어간 여행자 유최늘샘의 몸과 마음을 담아 기록한 글로서 ‘진정성’이라는 세글자가 더없이 어울리는 책이다.

책 ‘지구별 방랑자’는 진지한 여행과 세계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들 사이에 차츰 화제가 되고 있으며, 7월에는 KBS라디오 ‘정용실의 뉴스브런치’에도 소개되었다.

지난 10일과 11일에는 진주시 소재 진주문고에서 ‘지구별 방랑자’ 다큐멘터리 상영과 북토크 행사를 가졌다.

진주는 물론 통영에서까지도 찾아온 독자들 앞에서 유최늘샘 작가는 “이번에 책을 쓰는 작업을 하면서 여행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스스로 정리하는 계기도 되었다”면서, 세계여행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공감과 감동의 북토크 시간이 되었다.

향후 유최늘샘 감독은 극영화 또는 ‘우도마을 다이어리’와 같은 다큐멘터리 장르로 통영을 테마로 삼은 영화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며, 현재 한산도를 배경으로 하는 복합 장르 공동 프로젝트를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진 중이다.

유최늘샘 감독은 “독립영화도 결국 누군가 보아야 의미가 있는 일인데,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로 신경쓰다가 지치고 힘들기도 했지만, 다양성 영화 다원적인 문화를 아끼고 작은 영화를 돕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고 있다”며 감사의 뜻과 함께 관심을 기대했다.

유최늘샘 감독의 작품은 올해 EBS 다큐멘터리 영화제에도 ‘지구별 방랑자’가 소개되었고 올레티비와 유플러스티비 등 IPTV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BS 다큐멘터리영화제 '지구별 방랑자'<br>
EBS 다큐멘터리영화제 '지구별 방랑자'
지구별 방랑자 여행 경로<br>
지구별 방랑자 여행 경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참가 영화제작 프로젝트<br>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참가 영화제작 프로젝트
진주문고에서 가진 북토크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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