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신문 창간 5주년 축시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거대한 가난이 길을 막는다고
돌아서면 난무하는 차별과 부당함에
한숨이 터지고 표정이 일그러진다고
가던 길을 멈출 수 없었던 수고로운 일에
단단한 지평을 연 통영신문의
신독한 걸음을 격려합니다

맨 처음 가는 길처럼
헤쳐서 더듬어 갔던 지난 시간이
오롯이 힘든 것만 아니었습니다.
밟아 갈수록 환해지는 길이 보이고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멈춰서 기다려야 하는 곳마다
선명한 신호등이 켜졌습니다
그것은 옳고 그름을 가려내고
날 선 눈으로 행간을 짚어내는
독자의 큰 눈입니다
미래를 위한 관심은 지면 곳곳에서 빛나고
보이지 않는다고 힘겹던 손끝은
진심을 거듭하였습니다
그들의 필력은 보무도 거침없이
첫 지면을 열어가고
세상에 둘도 없는 기획을 이끈
정필의 진솔한 얼굴들
이 사회를 지배하고 움켜쥐는
진실에서 멀어지고 주관이 물러지고
흔들리는 것이 가득 찬
문밖을 나서는 그들의 눈이 매섭습니다

아름답고 정의로운 것만 쓸 수 있는
통영신문의 지면마다
새겨넣는 절실한 보도에
숨기고 감춘 과거가 무릎을 꿇을 것이고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어두운 골목에서
엇나가던 공정과 상식은
새 줄을 맞추는 날이 많을 것입니다

통영의 고유한 값을 오롯이 담은
한 장의 통영신문은
예향의 막돌 초석이 되어
굽이진 길을 돌아가도
지치지 않을 것입니다

봄날의 볕과 같이 가을날의 하늘같이
안고 품어주는 소통의 너른 품이 되어
고단한 민심을 다독이고 전할 것입니다

이로써 가열 찬 우리는
탄식하지 말 것이고 지배하지 말 것이고
독단의 책상 앞에서 힘을 내지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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