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가 사랑한 여인 Ⅱ

희망(Hope, 1903) 클림트가 생전에 유일하게 자신의 자식으로 인정한 아들을 둘씩이나 낳은 마리아 짐머만을 모델로 그린 작품. &nbsp; 임신한 여인이 옆으로 서서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만삭의 여인은 해골과 악마, 적대적인 남성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무엇보다 강렬하다.<br>
희망(Hope, 1903) 클림트가 생전에 유일하게 자신의 자식으로 인정한 아들을 둘씩이나 낳은 마리아 짐머만을 모델로 그린 작품.   임신한 여인이 옆으로 서서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만삭의 여인은 해골과 악마, 적대적인 남성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무엇보다 강렬하다.

황금빛 에로스가 뚝뚝 떨어지는 클림트의 그림은 보는 이를 몽환적이고 관능적인 세계로 초대한다. 평생 여성을 예찬하며 ‘역사상 여성의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화가’로 주목받는 그에게는 늘 여성이 함께했다. 그들은 때로는 후원자로 때로는 모델로 그의 삶과 그림을 지배했다.

20세기 초 빈의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불리며 많은 예술가와 염문을 뿌렸던 알마 말러(Alma Mahler)는 동료 화가의 딸로 클림트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는 열아홉이었다.

알마는 20세기 최고의 교향곡을 작곡한 구스타프 말러를 시작으로 미술 운동 바우하우스의 창시자 그로피우스, 문학가 베르펠 등 세 사람과 정식으로 결혼했으며, 그녀가 55세에 만난 신학자 호렌 슈타이너는 추기경 지위를 버리면서까지 그녀와의 사랑을 선택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남성들의 꿈과 악몽을 동시에 구현했던 금발의 미녀 알마에게 클림트 역시 첫눈에 매료되었다. 여성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 중 가장 도발적인 모습으로 묘사된 ‘다나에(Danae, 1907)’의 모델이 바로 알마다.

‘다나에’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아르고스를 통치하던 아크리시오스는 자신이 아들을 가질 수 없으며, 손자에게 살해당한다는 신탁의 예언을 듣고는 두려운 마음에 사랑하는 딸 ‘다나에’를 사나운 개들이 지키는 탑에 가두어 버린다. 그러나 다나에의 매력에 빠진 제우스는 황금비로 변해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아들 페르세우스를 잉태한다는 내용이다.

클림트의 그림 ‘다나에’는 황금비로 변한 제우스와 다나에가 사랑을 나누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섹슈얼리티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알마를 모델로 우아하면서도 관능미 넘치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며 세계 미술사의 독보적 존재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녀와 관련해서는 처음으로 키스한 남자가 클림트였다는 알마의 일기장을 본 그녀의 어머니가 클림트를 쫓아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클림트가 생전에 유일하게 자신의 자식으로 인정한 아들을 둘씩이나 낳은 마리아 짐머만은 그의 이분법적인 사랑에 있어 육체적인 사랑의 대표적 여성이었다. 노동자 출신으로 그녀의 나이 열여섯에 모델과 화가로 만났으며 한 여인에 정착하지 못했던 클림트의 삶을 이해하고 평생 그의 곁을 따랐으나 둘째 아들 오트의 죽음으로 결별한다.

마리아는 작품 희망(Hope, 1903)의 모델로 그림 속에는 임신한 여인이 옆으로 서서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만삭의 여인은 해골과 악마, 적대적인 남성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무엇보다 강렬하다. 클림트는 이 작품을 통해 미술사에서 보기 드문 소재인 임산부를 대담하고도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임신한 여성을 통해 생의 약동이라는 희망을, 뒤쪽의 해골을 통해 죽음이라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아내었는데 이 작품 역시 그의 에로틱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클림트는 1918년 치명적인 심장 발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마지막 순간 애타게 한 여인의 이름을 부른다. 바로 에밀리 플뢰게다. 그가 평생 사랑하고 의지했던 그녀는 그의 대표작 ‘입맞춤’의 모델로 글쓰기를 누구보다 싫어했던 그가 평생 그녀에게 400여 통의 편지를 보냈던 정신적인 사랑의 대표적 여인이다.

에밀리는 클림트의 동생 에른스트의 아내인 헬레네의 동생이었다. 그녀는 화사하면서도 기품 있는 외모로 첫눈에 그를 매료시켰고 그녀를 모델로 4점의 작품을 남긴다. 동생 에른스트가 결혼한 지 1년도 안 되어 뇌출혈로 사망하고 클림트가 조카딸인 헬레네의 후견인이 되면서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두 사람은 깊이 사랑했으나 평생 정신적인 교감 이상의 선을 넘지 않았던 기묘한 동반 관계였다. 그녀는 클림트 사후 14명의 사생아에게 재산을 분배하였으며 평생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지 않았고 클림트의 공식적인 미망인으로 영원한 그의 뮤즈가 되었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클림트가 생각했던 가장 완벽한 여인의 모습은 어머니와 같은 모성과 순수한 존재의 상징인 에밀리가 아니었을까?

그들은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작품 ‘입맞춤’을 통해 영원한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다나에(1907)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아르고스를 통치하던 아크리시오스는 자신이 아들을 가질 수 없으며, 손자에게 살해당한다는 신탁의 예언을 듣고는 두려운 마음에 사랑하는 딸 ‘다나에’를 사나운 개들이 지키는 탑에 가두어 버린다. 그러나 다나에의 매력에 빠진 제우스는 황금비로 변해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아들 페르세우스를 잉태한다는 내용. 클림트의 연인 알마 말러를 모델로 제작한 그림<br>
다나에(1907)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아르고스를 통치하던 아크리시오스는 자신이 아들을 가질 수 없으며, 손자에게 살해당한다는 신탁의 예언을 듣고는 두려운 마음에 사랑하는 딸 ‘다나에’를 사나운 개들이 지키는 탑에 가두어 버린다. 그러나 다나에의 매력에 빠진 제우스는 황금비로 변해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아들 페르세우스를 잉태한다는 내용. 클림트의 연인 알마 말러를 모델로 제작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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