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도 스마트팜, 미래 먹거리 선도한다

아쿠아넷·씨드림 서윤기 대표
아쿠아넷·씨드림 서윤기 대표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물고기 총생산량이 그렇게 적은 편이 아닙니다. 연간 8만 5천 톤 정도 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연어의 양이 연간 6만 톤입니다. 어마어마한 것이지요. 대개 노르웨이나 칠레에서 양식으로 기른 연어를 수입합니다. 이것을 국산화할 수 있다면 획기적인 일이 되겠지요. 이 일을 하기 위해 영어조합법인을 만들었어요.”

양식어류에 필요한 사료와 자재를 제작, 판매하는 ‘아쿠아넷’이 영어조합법인 ‘씨드림’을 세워 미래양식 스마트팜을 하게 된 동기다.

아쿠아넷과 씨드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서윤기 박사(55)는 2018년 국가공모사업 ‘첨단 친환경 양식시스템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총사업비 8억(국비 2.4억, 지방비 2.4억, 자부담 3.2억)으로 통영 최초 친환경 육상 스마트 양식장을 조성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물고기 사료를 자동으로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순환여과식 시스템으로 물을 재처리해 다시 사용하여 에너지 사용도 최소화한 미래형 양어장이다. 사료량과 속도 시간도 디지털화되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수온과 수질도 통제가 가능하다.

“어종에 맞는 수질과 수온을 맞춰 주는 첨단 시스템으로 통제 가능한 환경 속에서 고급 어종을 길러내는 것이 스마트팜입니다. 지난 2020년에 이 스마트팜에서, 연어, 능성어 같은 고부가가치 미래어종 600~800g짜리의 치어를 석 달 동안 2.5kg의 상품으로 키워냈습니다.”

연어 양식의 성공은 수산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기술 외적인 우여곡절이 생기면서 지난해에는 양어장을 운영할 수 없었다.

“지금은 해결 단계입니다. 장비도 재정비에 들어가서, 이달 말이나 늦어도 7월부터는 다시 양어장을 가동할 겁니다. 양식장 2곳에 서로 다른 온도와 조건으로 시스템하여 한쪽에서는 연어를, 한쪽에서는 능성어를 양식할 계획입니다.”

서윤기 대표는 부산수산대학 양식학과를 졸업하고 수산회사에서 근무하다가 1998년, 고향 진주에 회사를 설립했다. ‘로티퍼 고밀도 배양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따내고, 그 시스템을 양식어가에 직접 보급하는 회사였다.

“로티퍼는 갓 부화한 어류의 먹이가 되는 동물성플랑크톤이에요. 물고기 이유식이라고 생각하면 되지요. 제가 처음 개발한 것은 이 물고기 이유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계였어요. 전라도 바닷가 양어장에까지 기계를 공급했는데, 대여섯 시간씩 걸리는 완도 같은 데를 일주일에 너덧 번을 왔다갔다했어요. ‘아,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기계를 팔 게 아니라 아예 배양해서 보급하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로티퍼를 배양하기 위해 1999년 통영 바닷가로 이사한 서윤기 대표는 2001년 회사 이름을 ㈜아쿠아넷으로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쿠아넷은 2003년 10월 한국신용보증기금의 인큐베이팅 회사로 선정되었으며, 중국에 영업소를 설립하고 수출을 시작했다. 덴마크와 영국에까지 수출을 늘리며 2006년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되었으며, 2007년부터는 사료 제조업도 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전북 고창에 로티퍼 제2생산기지를 만들었고, 2009년에는 국내 최초 냉동코페포다의 사료화에 성공했으며, 기업부설연구소로 ‘수산질병관리원’을 개원했다.

아쿠아넷의 모토는 “양식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합니다”다. 그 구호대로 로티퍼, 어류용 배합사료, 자동사료살포기 등의 기자재 판매와 수산질병관리원 운영, 질병의 진단 처방 약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직접 발명해 보급시키고 있는 것도 꽤 된다.

맨 처음 회사를 시작하게 만든 ‘로티퍼 배양 시스템’은 치어에 충분한 영양공급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국내 양식업계에 큰 변혁을 일으켰다. 치어는 대개 먹을 게 없어 죽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시스템이 보급되면서 양식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 발명의 공로로 그는 2014년 해양수산부가 뽑은 ‘수산신지식인’ 10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다. 아쿠아넷이 성장하면서, 해양수산분야 인재육성에 기여한 공도 인정받아, 2017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양식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하여 미세조류용 고밀도 배양장치, 저질토 개량장치, 사료 배급기 등 지금까지 받은 특허만 해도 10여 개가 된다.

아쿠아넷의 성장은 영어법인의 탄생 동력이 되었다. 양식에 필요한 것을 생산 공급하면서, 자연스럽게 모델로서의 양식장을 만들게 된 것.

“수산 양식업은 ‘식량산업’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양식산업이 되기 위해서 세계기구에서 정한 원칙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지키고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양식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지요. 가장 대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생사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어린 물고기를 무분별하게 잡아 생사료로 쓰니, 결과적으로는 바다환경을 망치게 됩니다. 우리는 가장 좋은 바다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사육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콩, 팥지, 깻묵 등을 사료로 사용하여 효율성을 높입니다.”

해수를 재활용하여 환경오염을 줄이고, 거기서 나온 에너지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모든 것이 미래세대와 공존하는 방법들이다.

아름다운 통영의 바닷가에서, 서윤기 대표는 미래 양식산업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

순환여과식 시스템으로 바닷물을 재활용하면서 통제가능한 스마트어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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