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타조 델리 오네스티의 향연

세 번째 작품은 숲속에서 벌어지는 귀족들의 연회가 장면이다. 연회를 즐기는 도중 여인이 두 마리의 개에게 물리는 장면이 연출된다. 사람들은 놀라서 혼비백산하고 테이블 위 접시들이 쓰러진다. 그런데 빨간색 바지를 입은 나스타조는 태연하게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동작을 취하는데 유독 왼편 테이블 중간에 있는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파올라)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다.<br>
세 번째 작품은 숲속에서 벌어지는 귀족들의 연회가 장면이다. 연회를 즐기는 도중 여인이 두 마리의 개에게 물리는 장면이 연출된다. 사람들은 놀라서 혼비백산하고 테이블 위 접시들이 쓰러진다. 그런데 빨간색 바지를 입은 나스타조는 태연하게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동작을 취하는데 유독 왼편 테이블 중간에 있는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파올라)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다.

보카치오의 대표작 데카메론은 총 100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그 가운데 다섯째 날 여덟 번째 이야기인 ‘나스타조 델리 오네스티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보티첼리는 총 4개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 작품의 두 번째 그림은, 백마를 탄 기사와 사냥개로부터 쫓기던 여인이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나스타조가 죽음 직전의 여인을 기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 잔인한 행위를 막아서자, 기사는 시간을 멈추고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그에게 들려준다. 이 여인은 한때 기사가 사랑했던 여인이었다.

“나는 이 여인을 사랑했어요. 그런데 이 여인의 냉혹함 때문에 절망한 나머지 나는 이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이 여인도 죽게 되었습니다. 이 여인은 살아생전 저의 사랑을 무시하고 경멸하며 사랑의 상처를 입은 저의 고통을 즐겼던 죄로 인해 지금 당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무서운 형벌을 받고 있습니다. 이 여인은 내 앞에서 계속해서 도망쳐야 하고 나는 한때 사랑했던 여인으로서가 아닌 원수로서 이 여인을 쫓아가 나를 죽인 이 칼로 이 여인을 죽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여인의 심장을 사냥개들이 다 먹고 나면 이 모든 장면은 매주 금요일 똑같은 시각에 이 장소에서 계속해서 되풀이된답니다.”

‘나스타조 델리 오네스티의 이야기’ 세 번째 작품은, 백마를 탄 기사의 기구한 사연을 들은 나스타조가 자신의 사랑을 거절했던 여인 파올라와 그 가문의 사람들을 초청하여 끔찍한 광경이 벌어지는 숲 근처에서 잔치를 벌이는 장면이다. 한창 즐거움에 취해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무서운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파올라를 비롯한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또한 기사의 슬픈 사연을 들은 그녀는 비로소 나스타조의 진심을 헤아리고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나스타조 델리 오네스티의 이야기’ 네 번째 작품은 나스타조와 파올라의 성대한 결혼식 장면이다. 결혼식 뒤편 배경으로는 개선문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과의 결혼에 성공한 나스타조의 승리를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

보티첼리는 총 4개의 시리즈로 연결되는 이 작품을 피렌체의 대부호인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로부터 의뢰받았다. 로렌초는 이 작품을 피렌체의 신흥귀족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푸치(Pucci) 가문의 아들 지안노초 푸치(Giannozzo Pucci)의 결혼식 선물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귀족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지위와 가문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동맹을 목적으로 한 정략결혼이 성행했다. 결혼 당사자의 의사가 존중되지 않은 가문끼리 맺어지는 결혼이었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신혼부부의 방에 걸릴 작품으로 끔찍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을 선물한 당시의 상황을 추측해 볼 때, 정략결혼을 정당화하려는 귀족사회의 불합리한 잔혹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또한 보티첼리는 이 작품의 세 번째와 네 번째 그림 속 숲속 나무 기둥과 결혼식이 거행되는 회랑 기둥에 메디치 가문과 푸치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을 그려 넣어서 그림을 주문한 의뢰인과 그림을 선물 받은 두 가문의 사람들을 작품 속에 등장시키고 있다.

보티첼리는 작품 비너스의 탄생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신화의 내용과 문학의 이야기를 차용하고 있다. 그의 그림에 대한 해석은 아직도 논란의 대상으로 남아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연을 저버린 연인은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되고 인연을 맺은 연인은 행복한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이 그림 속 이야기도 어쩌면 사랑하는 여인을 쟁취하고 싶은 한 남자가 가진 욕망의 잔혹함을 화가의 붓을 통해 그림으로 정당화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현재 이 작품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에 세 개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고 마지막 네 번째 그림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네 번째 작품은 나스타조와 파올라의 성대한 결혼식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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