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생에 확신을 갖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재즈기타리스트 & 지역문화기획자 김효동
재즈기타리스트 & 지역문화기획자 김효동

지난 주말(4.29~5.1) 죽림 내죽도 공원, 코로나 상황이 풀리는 시기에 맞물려 오랜만에 통영에 야외공연이 열렸다. 그것도 한두시간 일회성이 아니라 사흘 연속이다.

프로 재즈 밴드와 지역 청소년 동아리, 직장인 밴드의 무대가 다채롭게 열렸으며 그림전시까지 마련된 2022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지역연계프로그램 ‘재즈 인 통영’이다.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며 박수치는 남녀노소 시민들 뒤로 안도의 한숨과 함께 푸근한 미소를 짓는 사람, ‘재즈 인 통영’의 주관 단체 ‘다락방’의 대표이자 기획자 김효동씨다.

그는 “무엇보다도 주말 나들이 나오신 시민들 표정이 좋고 만족스러워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공연하신 분들도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 자체로 너무 반가운 일”이라고 한다.

재즈인통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치러낸 소감으로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는 시점에 예술인들의 자리가 마련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 한 것 같다. 함께 예술을 즐기며, 현장에서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과 같이 축제를 공유하고 즐기는 행사가 되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효동씨는 2013년~2019년까지 통영프린지 운영위원으로서 공연 기획과 운영의 경험을 쌓아왔으며, 그동안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뜻이 맞는 예술인들과 함께 ‘다.락.방’을 결성했다. 이번 ‘재즈 인 통영’은 다락방프로젝트의 본격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역문화예술그룹 ‘다락방’에 대해 “지역 예술인들의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오늘날 현재진행형의 통영 문화예술에 기여하고자 만들었다”며 “그동안 연주자로서 다른 예술인들을 만날 때와 기획자로써 음악인을 만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부산예술대학과 울산예술고등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지역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음악교육자이기도 하고, 통영청소년가요제와 통영프린지를 기획 운영하는 등 공연을 만들며 분주한 김효동씨지만 그의 진정한 ‘본색’은 음악 연주자, 캐나다 유학파 재즈 기타리스트다.

김효동씨는 통영중학교, 창원기계공고, 부산예술대학 실용음악과(98학번)를 졸업했으며 2005년에는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밴쿠버 소재 ‘카필라노 유니버시티’에서 5년간 재즈 기타를 전공했다

그는 “공연기획자로서는 관객들의 환한 표정과 연주자들의 활기찬 모습이 보람이지만, 아티스트로서는 역시 내 스스로 만족스러운 곡과 연주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두가지 정체성의 상반된 느낌을 전했다.

아티스트 김효동씨는 재즈기타 연주로 두장의 정규 앨범과 두장의 옴니버스 앨범을 발표했으며, 지난 2018년에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공연도 했다.

통영에서 4장의 앨범을 내는 동안 기타리스트 김효동은 펑키퓨전재즈 스타일을 꾸준히 추구해 왔고, 리드미컬하면서도 테크니컬한 연주를 보여준다.

재즈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난다면 김효동의 기타 연주는 편하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연주하기는 어려워도 듣기는 어렵지 않은 음악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의 거장 재즈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를 좋아한다는 그는 “재즈는 음악의 장르이기도 하지만 음악적인 태도이며 방향성,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그래서 락음악을 연주할 때도 재즈의 필링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한다.

김효동씨는 “처음에 음반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그러니까 1집, 2집 때까지만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음악 위주로만 담았다. 게다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역량이 분산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며 “통영에서 지난 10여년간 음악인으로 살면서도 생활에 쫓기다보니 음악 자체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통영의 청년 아티스트’로 불리다 어느덧 40대 후반이 된 기타리스트 김효동은 이제 음악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어보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한다.

“이전에는 혼자 이것저것 다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앞으로는 기타 연주 자체에 더 집중하려 한다.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재즈 전문 레이블에서 녹음을 하고 음반을 내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그러려면 통영 바깥에서 제 연주를 선보이고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대에 올라야 할 것이다. 인생에서도 음악에서도 흔들림이 없이 나아가고 싶다. 이제 곡을 쓰는 데에도 그동안 제 삶의 경험이 들어가고 연주에도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재즈기타리스트로서의 포부를 말했다.

지난달 29일 재즈인통영
지난달 29일 재즈인통영
지난달 30일 재즈인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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