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사업평가보고회
오롯이 통영만의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는 '문화'뿐

통제영, 박경리, 윤이상, 김춘수, 유치환, 전혁림……

통영은 보석 같은 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통제영 문화로부터 이어진 항구와 문화의 역사, 그 안에서 살아간 예술인들까지 통영의 속살에는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전국 어느 도시가 이렇게 수준 높은 자산을 빼곡이 갖고 있을까?

10여 년 전, 통영은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로 관광도시로 발돋움했다. 주말마다 관광버스가 한가득 관광객을 싣고 와서는 케이블카 하부역사와 강구안 중앙시장에 풀어놓았다.

그러나 지금은 통영과 비슷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인근 여수와 삼천포에 케이블카가 생기고 개점특수를 누리고 있는 형편이다. 불과 2~3년 새 통영의 관광객은 3분의 1이 줄었다고 한다.

통영 관광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때, 통영 관광의 돌파구가 될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핵심관광지 육성 2018년 사업평가보고회가 열렸다. 지난 21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평가보고회에는 4권역 PM, 문화관광해설사,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스탠포드호텔앤리조트, 동원로얄CC&로얄리조트, 관광두레, 시장상인회, 등 단위사업별 참여자와 관계자 등 35명이 참여했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지역의 관광 수준을 높이기 위해 3~4개의 지자체를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묶어 집중적으로 발전시키는 문화관광형 프로젝트다. 통영시는 부산과 거제, 남해와 함께 <남쪽빛 감성여행 관광코스>라는 명칭으로 선정돼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 체류형 선진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빛이 난 건, 한려수도의 자연경관뿐 아니라 통영의 문화자산을 기반으로 한 문화여행이다. 통영시에서 올해 9월부터 추진한 ‘4권역 통합관광투어버스는 통제영과 박경리기념관을 먼저 여행하고 남해, 거제, 부산 등 타도시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새마을부녀회, 택시기사, 관광업 종사자, 예술단체 등 통영의 시민들이 단위별로 참가하기도 한 이 여행은 아름다운 곳을 보고 먹는 여행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통영의 토양에서 어떻게 문화예술이 만들어지고 전수되었는지를 배우는 여행이었다. 시청 홈페이지에 공고가 나자마자 마감되기도 하고, 지금도 수백 명이 대기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있다.

참가한 시민들은 세병관, 강구안 등을 늘 가까이 보고 있어서 통영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통영의 매력은 몰랐던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해설사와 동행하며 통제영과 한산도를 돌아보고 박경리의 문학에 대한 강의를 듣고 문학관을 둘러보는 코스를 필수로 하기 때문에 참석한 사람은 누구나 통제영의 의미와 위상, 12공방의 문화적 가치를 말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지난 남해 여행에 동행했던 한 상인은 지나가는 관광객이 길을 물을 때 전에는 길만 대답해 줄 수 있었는데, 이제는 통제영을 꼭 봐야 한다거나 통영에 왜 예술인이 많은지를 말할 수 있다.”며 새삼스레 통영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특히 서울의 화가들을 초청해 통영을 스케치한 다음 서울의 갤러리에서 전시회까지 한 프로그램은 통영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이런 성과로 통영시는 12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2018 대한민국 미술메세나 감사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4회 트래블아이 어워즈지역호감도 지자체 부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이런 관광 마케팅의 성과로 꼽힌다. 더구나 1위를 차지한 여수와는 0.1%의 근소한 차이로 우수상을 차지했는데, 28만 명이 넘는 여수의 도시 규모를 생각하면 134천명의 통영으로서는 선전한 셈이다.

서호시장 상인회 김찬수 상근이사는 관광버스를 이용한 관광객보다는 가족단위의 여행객 위주로 관광의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며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탠포드호텔의 최규리 부장은 밤에 볼거리 등 밤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며 야간경관을 아름답게 조성해 밤에 머물 수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양소년단 조경웅 국장은 해안도시의 야경은 도시에서 바다를 볼 때보다 바다에서 해안을 볼 때 더 아름답다.”충무운하 밑을 운항하는 야간 유람선이나 요트 프로포즈 등 낭만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연출할 수도 있다.”며 신선한 감각의 관광패턴을 제안했다.

통영의 야간경관은 내년부터 확실히 달라질 예정이다. 2021년까지 5년 동안 이어질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의 내년 계획에 야간 조명이 설치된 감성길 조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남 관광지와 통영대교 사이 불 꺼진 조선소 자리에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 통영은 밤이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이다.

2019년에 테마10선 사업으로 통영시는 내년에 서피랑을 중심으로 한 김약국의 딸들과 함께 떠나는 감성길해안누리길(수륙해안로) 감성 스팟 조성’, ‘미수동 충무운하교 주변 야간경관 조명’, ‘사량도 전망대 개선 및 조망 포인트 시설 확충’, ‘박경리기념관 주변 환경개선사업등을 한다.

그리고 23천만 원으로 이동식 관광안내소 운영광역투어버스 운영’, ‘테마여행 10선 권역 및 전체 활동가 포럼’, ‘해상연계활성화 사업(이순신 승전 순례길 탐방)’ 등을 한다.

통영의 관광은 문화관광이 되어야 한다. 한려수도는 남해안의 도시가 공유하고 있고, 케이블카나 루지 같은 하드웨어는 늘 새것이 주목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통영에는 어느 도시도 갖지 못한 문화적 자산이 있다. 문화자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오롯이 통영만의 것이다. 통제영과 장인들, 시인과 음악가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할 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도시, 한번 관광한 것으로 끝나는 도시가 아니라 다음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시 찾는 도시가 되는 자산은 통영의 문화 속에 있다.

 

 

저작권자 © 통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