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수 前 해양과학대 교수

지구 온난화는 환경파괴에 그치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지구생명체를 종말에 이르게 하는 대재앙이다. 이제 목표를 정하여 실행하는 일만 남아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온난화는 먼산의 불에 불과하다. 이는 인류 전체가 직면한 가장 절실한 문제로,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이나 대규모 전쟁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산화탄소 목표농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일반인은 물론이고 세계의 어느 나라도 이 문제에 대해 확고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문제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휘발유값의 상승이나 물가상승 등 피부에 와닿는 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미래에 도래하는 위기에는 잘 대처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 온난화에 대해 오랜 기간 수없이 논의해왔지만 실속없이 변죽만 울려왔다. “기후 변화는 남의 일이다”라는 반응에서부터 “화석연료를 줄여야 하는 것은 알지만 나 한사람 실천해봐야 무슨 소용인가”라는 푸념이 대부분이었다. 책임전가, 비난의 거부, 무지, 무기력함 등의 다양한 이유가 대처를 어렵게 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열대림의 벌목을 중단시키는 일일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20%가 열대림 파괴에서 비롯된다는 추정도 있다. 열대림이 생물다양성에 필수적이며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열대림을 보호하는 일은 확실한 WIN-WIN전략이지만 당사국들의 이해문제 때문에 쉽게 실행될 수 없다. 다행히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세계 각국이 석탄 사용의 단계적 감축 등을 포함해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에 합의했다. 협약은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쳐온 화석 연료인 석탄의 감축을 명시한 최초의 기후협약이다. 석탄은 현재 전체 탄소배출량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석탄 감축은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핵심적이다.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거론된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45%까지 줄여야 하며, 50년에는 0%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기후협약에서 각국이 마지못해 합의했지만 이 또한 갈 길이 멀고 험난하다. 그러면 일반인들은 멸종의 날을 손 놓고 기다려야만 할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을 열거해본다. 기본적으로 물자와 에너지절약이 핵심적 과제이다.

1. 우선 전기절약이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연소가 필요하고 연소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2. BMW(Bus, Metro, Walking) 실천의 확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면 에너지절약과 건강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3. 일반 쓰레기와 음식 쓰레기 줄이기. 쓰레기처리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4. 일회용 물품 줄이기와 재활용물품 사용하기. 한번 쓰고 버리는 물품은 자원과 에너지낭비의 대표적 사례이다.

5. 중고물품 기부하기. 쓸만한 물건은 나누어 쓰자. 물자생산은 필연적으로 에너지소비를 초래한다.

성철스님의 일상 중 하나를 소개한다. 스님은 이쑤시개 하나를 가지고 몇 년을 썼다. 사용한 후 씻어 말리고, 끝이 무디어지면 칼로 다듬어 쓰시니 몇 년을 족히 썼다고 한다. 이쑤시개 하나, 휴지 한 장을 쓰더라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이 위기를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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