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수 前 해양과학대 교수

요즘 하루 중 최고 기온이 14 ~ 15℃, 최저 기온은 5 ~ 6℃이니 일교차는 10℃ 안팎이다. 하루 중에도 기온이 10℃ 바뀌니 5 ~ 6℃는 가볍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구 전체로 보면 평균 기온 1℃ 상승이나 하강은 엄청난 기후 변화를 의미한다. 빙하기에 지구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 영하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평균 기온이 6℃ 낮아졌을 뿐이었다. 요즘 기후변화가 전세계적 문제로 대두되고 온도 상승 제한폭으로 2℃가 등장하는데 일반 사람은 이에 둔감하다. 그러나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멸종’이라는 책을 들여다 보면 이 수치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온 세계는 현재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하지만 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대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6도의 멸종’을 소개한다. 이 책의 본론을 이렇게 시작한다. -자, 다 함께 지옥으로의 여행을 떠나봅시다.-

<1℃ 상승>
미국 서부에서는 장기간 지속된 가뭄으로 농부들은 농토와 거주지를 잃고 식료품 가격은 폭등한다. 킬리만자로 정상의 만년빙이 사라지고, 주위 사람들은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린다. 세계 각지의 희귀 식물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서서히 멸종되어 간다.

<2℃ 상승>
중국 북·남부에 각각 대홍수와 대가뭄이 닥친다. 이산화탄소의 절반이 바다에 흡수되면서 석회질로 된 생물들이 죽어간다. 그린란드 빙하가 해빙하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그로 인해 바다에 면한 도시들이 바다에 잠긴다.

<3℃ 상승>
아마존 우림지대가 거의 붕괴되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이탄층이 마르면서 불에 탄다. 태평양 일대에서는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항구적으로 발생하고, 해안지대에는 허리케인까지 닥치면서 식량생산에 큰 차질이 생긴다. 아열대 지역의 주민들이 기근으로 ‘민족 대이동’을 시작한다.

<4℃ 상승>
남극의 빙하가 완전히 붕괴된다. 이미 침수되고 있는 해안 지역이 완전한 바다에 잠겨버린다. 영국도 여름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상승한다. 러시아와 동유럽에서는 눈 구경이 힘들어진다.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그리고 그린란드 남부의 영구동토층이 녹고, 메탄이 대량 발생한다.

<5℃ 상승>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모두 사라진다. 정글도 불타 없어진다. 인류가 가뭄과 홍수라는 재난에 쫓기면서 자본시장이 붕괴한다. 거주 가능지역에 속한 러시아나 캐나다 등에는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갈등이 생기고, 결국 생존을 위한 사생결단의 전쟁이 시작된다.

<6℃ 상승>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대량으로 분출되면서 다수의 생물 종들이 전멸한다. 죽은 생물들의 사체가 썩으면서 유독한 황화수소가 발생하고, 이는 오존층을 파괴하여 자외선의 양을 크게 증가시킨다. 땅굴 속으로 피해 겨우 살아남은 동물들마저 굶어 죽는다. 바야흐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 책은 SF소설이나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며, 세계 수백명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떡해야하나. 다음 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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