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까지 항남동 통영아트갤러리 전시 중

 

서유승(64) 작가의 개인전이 지역 화단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전시는 7년만에 갖는 그의 10번째 작품전이다.

긴 기다림 끝에 만난 추억의 향수였을까. 아니면 작가 개인에 대한 팬심 이었을까. 지난달 30일 오픈식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과 마주한 갤러리들은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 했다. 마치 빛바랜 옛 고향사진이 화려한 컬러 사진으로 복원돼 눈앞에 걸린 듯 그림 속으로 빠져들었다.

연말에 만난 서 작가의 개인전이 가뭄 속 단비처럼 갤러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서 작가는 1994년 첫 개인전 이후 2년 주기로 작품전을 가졌으나, 이번 10번째 개인전은 7년의 공백기를 거쳤다. 대신 옻칠회화 장르로 옮겨 새로운 시도와 경험을 가졌고,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까지 끝냈다.

이날 전시회 개막식은 통영예총 김홍종 전 회장이 함께하는 하모니카 합주로 막을 올렸다. 통영예총 강기재 회장과 통영미협 양수석 지부장, 서형일 원로작가 등 많은 예술인들과 갤러리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강기재 회장은 “그림 속 통영의 새벽과 저녁 노을을 보며 작가의 강렬한 예술혼을 느꼈다”고 했으며, 양수석 회장은 “옻칠에서 본향으로 돌아와 반갑다”며 공백기를 딛고 가진 개인전을 응원했다.

동방대 권순석 교수는 “서 작가의 그림에서 힘이 불끈불끈 솟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박사과정 공부를 끝내 이론과 정신이 합해져, 앞으로 통영에서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서 작가는 조만간 예술경영 부문 박사 학위 취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근래 몇 년간 옻칠회화에 빠지더니, 그동안 대학원에서 통영나전칠기 연구에 몰두했다. 논문 지도를 맡은 권순석 교수는 “전국을 뛰어다니며 타계한 장인부터 현존 장인까지 국내 나전칠기 장인 계보를 정리해냈다”며 전시회를 축하했다.

평론가 신항섭 박사는 서 작가의 이번 작품에 대해 “물이 없는 곳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통영바다에 비치는 일출과 일몰의 비현실적인 색채이미지를 표현했다. 그가 그림 속에 표현한 것은 통영의 실상이 아니라 회화적인 환상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풍경과 마주했을 때 일어나는 미적 감흥을 감각적이고 빠른 터치로 여과 없이 전달하고 있다.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를 버리는 대신 미적 감흥에 집중한 결과다”라며 “서 작가는 일출과 일몰이 만들어 내는 빛과 색채의 마술을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통영에 살며 아주 특별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고 밝혔다.

서 작가는 “이번 전시는 올해 목표였다. 만족하진 않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말로 그동안 긴 공백기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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