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영 남문, 병선마당, 수항루 이전은 10년 뒤로 미뤄져

10년 중기 계획.
10년 중기 계획.

통제영 종합정비계획이 추석을 앞둔 지난달 16일 최종보고회를 마쳤다. 용역을 맡은 미래비전전략연구소(주)는 최소 5년, 최대 15년에 이르는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종합정비계획’을 통해 16가지 계획을 제안했다.

먼저 2026년까지 앞으로 5년 동안 단기적으로 추진할 과업은 ① (세병관 앞) 동서헐랑, 내회소 및 홍예문 발굴 및 복원 ② 운주당 내아 사랑채 복원 및 노거수 철거 ③ 주전소 전시장 개선 ④ 비석군 이전 및 정비 ⑤ 분명루 복원 등 5가지다.

그 다음 5년 동안의 과업으로는 ⑥ 영리청(구.법륜사) 주변 지정구역 확대 후 발굴 및 복원 ⑦ VR Zone 철거 후 발굴 및 복원 ⑧ 검률당 및 별기대청 발굴, 복원 ⑨ 간창골 지역 발굴, 복원 및 12공방 연계 등 4가지를 제안했다. 이들은 다 현재 통제영 주변에 있는 시설들로, 현재 민가와 다른 시설물이 있는 부분이다.

그 다음 5년 동안의 장기과업으로는 ⑩ 둑사당, 취고수청 및 신청 복원 ⑪ 통제영길 연장 및 관방공간 조성 ⑫ 동서파수 및 장승 복원 ⑬ 통제영 박물관 설립 ⑭ 남문 발굴 및 복원 ⑮ 수항루 이전 ⑯ 원문성 및 원문 복원이다. 조선의 군사도시로서의 통영성 복원은 대부분 10년 뒤부터 이루어질 이 장기계획 속에 포함되었다.

이런 중장기 종합정비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세병관 앞에 세우자고 하는 ‘동.서헐랑’에 대한 우려다. 동.서헐랑의 복원 근거는 조선시대에 그려진 통영지도다. 조선후기의 ‘통영성도’나 ‘통제영전경도’ 등에는 세병관 앞에 동.서헐랑이 그려져 있다.

동.서헐랑은 통제영 객사인 세병관을 보조하던 건물로, 서헐랑(방 2칸, 마루 4칸)과 동헐랑(방 1칸 마루 5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통제영 폐영 이전에 이미 철거되었다는 점을 볼 때, 꼭 필요한가 하는 의문과 함께 오히려 웅장한 세병관 건물을 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지적된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착수보고회나 중간보고회에서 계속 강조되었던 ‘강구안-남문-세병관 도로축 연결’이 장기계획으로 미루어진 것이다. 해군 사령부로서의 통제영의 위엄은 병선마당의 8전선으로 이어지는 통제영길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는 조언이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계획들은 모두 10년 이후인 2032년 이후로 미뤄졌다. 불과 지난해에 문을 연 VR Zone은 중기 계획에서 ‘철거 후 발굴 및 복원’이라는 철퇴를 맞기도 했다. 문화재적 관점에서 볼 때, 그 위치에 적확한 시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는 말이다.

이번 통제영 복원 계획은 앞으로 문화재청의 승인을 남겨 두고 있다. 통영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려낼 통제영 복원사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빨간 원 안이 세병관 앞에 있는 동서헐랑이다.
동서헐랑이 나타나 있는 조선후기지도.
동서헐랑이 나타나 있는 조선후기지도.
15년 장기 계획
15년 장기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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