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수협 주관, 산양읍 수산과학관 내 위령탑에서 봉행

올해도 어김없이 통영 어업인 위령제가 열렸다.

산양읍 달아마을 김영수, 변정귀, 백길복, 백봉옥, 설판세, 여금동, 이명관 등 7명은 바다에서 조업 중 순직한 어업인들이다, 같은 집안으로 보이는 저도마을의 설금조, 설진문, 설종관, 설종필 등 4명도 바다에서 숨을 거둔 어업인들이다. 통영 어업인 위령비에 적힌 순직 어업인들의 출신 마을을 보면 웬만한 바닷가 마을 이름은 다 나온다. 위령탑은 바다에서 태어나 자라고 바다로 돌아간 어업인들의 외로운 삶의 단면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일 산양읍 통영수산과학관 내 어업인 위령탑에서 열린 위령제는 통영지역 수협들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지역 수협의 맏형격인 통영수협(수협장 김덕철)이 유족 연락과 제물 준비 등 사실상 제주 역할을 해오고 있다.

위령제는 순직한 어업인 유족들과 각 수협장, 기관장, 어업인들이 참석했다. 스님들이 먼저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갖고 이동규 통영시부시장 등 참석자들도 헌화하며 순직한 어업인들을 추모했다.

김덕철 통영수협장은 추모사에서 “꿈과 희망의 바다에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조업하다 사고를 당한 어업인과 유족에겐 절망의 바다이다”며 “바다와 싸우며 개척정신을 보여준 선배 어업인들의 뜻을 이어 풍요로운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 나가자”고 말했다.

올해 위령제는 8주기를 맞았다. 지난 2010년 통영시가 수산과학관에 위령탑을 세우고 지역 수협들이 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해 위령제를 주관한다.

위령탑은 최근 통영으로 귀향한 심문섭 조각가가 만들었다. 탑의 앞면 왼쪽에는 바다를 개척하는 억센 어부들의 조업을, 오른쪽에는 바다에서 숨진 어부들이 어머니의 품속에 편안히 안긴 모습을 담았다. 바다생활을 아는 통영 사람들이라면 이 조각탑을 보며 눈물짓지 않을 수 없다.

“이곳 통영은 유사 이래로 바다에 나서 바다를 보고 자랐고, 바다의 산물로 생명을 영위하였으며, 바다를 터전으로 미래를 이어왔다. 거친 삶의 노정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뱃노래를 부르던 굳건한 의지의 사람들, 그 영靈과 혼魂을 통영바다에 바친 거룩 한 영령들을 기리고 위무하기 위하여 오늘 이 탑을 세운다.” 위령탑 뒷면에 새겨진 김혜숙 시인의 헌시 내용이다. 

▲ 위령탑은 바다에서 태어나 자라고 바다로 돌아간 어업인들의 외로운 삶의 단면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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