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공무원, 악취와 수질오염 제기에 “원인 몰라요”

 

고성군 축산행정이 손을 내려놓은 사이에 청정한 시골마을 주민들이 축산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

고성군 개천면 청광마을은 맑을 청(淸)에 빛 광(光)자를 쓰는 지명처럼, 옛날부터 수려한 산세로 물이 맑고 햇빛이 좋은 청정지역이다.

아침이면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구토가 날 정도로 힘든 실정이다. 또한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도 축사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눈살을 찌푸릴 정도다.

이에 개천면 청광, 가천 마을주민 200여 명은 지난 16일 축산시설의 신축 억제 및 악취 방지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백두현 고성군수와 면담 등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츅산 악취로 인근마을의 지가 하락 및 귀농인 등도 마을을 떠나려 한다는 문제 등을 제기했다.

문제의 청광마을은 약 45세대 중 15세대가 축산업을 하면서 악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이상하게도 행정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면 한 2∼3일 정도는 악취가 좀 덜 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8일 고성군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역축산인 단체와 가축사육제한에 관한 조례 개정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조례의 개정 목적은 쾌적한 환경 속에서 군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향상하고  깨끗한 가축사육으로 축산발전을 도모 한다는 취지다.

협약 내용에서는 주거 밀집지역의 주택과 주택사이 거리를 100미터로 하고 축종별 제한 거리 200~500미터 등으로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축사 등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바람을 타고 2∼3 키로 떨어진 인근 마을까지 날아간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한 이 마을에는 아직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지하수를 사용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하수의 수질 오염문제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동네 배수로 맨홀 등에서도 악취가 난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축산업자들의 자녀들은 인근 도시로 나가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고성군 환경관련 공무원들의 행정처리도 주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고성군 축산행정은 악취제거 기술이나 미생물을 배양한 다양한 대책을 세우는 적극적 행정을 외면하고 있다. 제기된 민원에 적당히 대응하며 악취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생활권은 아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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