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적 가치 충분, 역사·관광자원으로 활용 기대
당시 수용소 시설을 비롯 관련 사진, 기록 등 풍부

 

▲ 용초도 포로수용소 현장에서 설명듣는 강석주 시장(오른쪽).

 

통영시는 한산면 추봉도와 용호도에 남아 있는 포로수용소 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지난 1일 ‘통영 한산도(추봉?용호) 포로수용소 유적’을 경상남도 지정문화재로 신청했다.


경남도 문화재위원회는 전문가의 현지조사 등을 거쳐 내년 초까지는 경남도 문화재로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통영 한산도(추봉·용호) 포로수용소는 6?25전쟁 시기 거제도 수용소의 포로 인구 과밀현상을 해소하고, 포로와 민간억류자 재분류에 따른 분산 수용의 필요성 및 수용소 정책 변화 등에 따라 식수가 풍부한 두 섬에 1952년 건설됐다. 


한산도 포로수용소는 건설 이후 6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유적지가 남아 있고 그 잔존상태가 양호하다. 하지만 비바람 및 침하 등으로 점점 훼손되고 있어 하루빨리 유적에 대한 보존.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잔존 유적지 뿐만아니라 포로수용소 설치로 인해 당시 이주했던 주민들의 슬픔과 고통도 함께 남아있다. 때문에 마을공동체와 친화적인 보존을 통해 포로수용소의 역사.평화적 가치를 복원해 나가야할 필요성이 있다.


통영시는 2015년 포로수용소 지표조사와 기록화사업, 2016년 포로수용소 다큐멘터리 등 영상물 제작, 2017년 안내판 설치 및 주민설명회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경상남도 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


용호도 포로수용소는 대부분 전답으로 개발된 추봉도 포로수용소에 비해 많은 유적이 남아있다. 원형에 가까운 막사 건물과 식량창고를 비롯해 많은 유적이 넓은 구역에 걸쳐 숲속에 묻혀 있다.

▲ 용초마을 회관에서 수용소 보전의견을 듣고 있는 강석주 시장(오른쪽)과 권주태 한산면장(오른쪽에서 두번째).

 

특히 용호도 포로수용소는 용초마을과 호두마을을 잇는 산 너머 넒은 야산에 분포된 유적이 많고, 당시 미군들이 찍었던 포로와 주민, 수용소 시설 등의 사진과 기록 등 확보된 자료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도 수용소 보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용초도마을 주민이자 한산농협장인 최재형(55세) 씨는 용초포로수용소 보전추진위원장을 맡아 지난 3년 동안 현장 조사와 자료수집 등 크게 노력했다.

김두진(71세) 용초마을 이장도 재 너머 수용소 현장을 밥먹듯 다녔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최재형 용초도포로수용소 보전추진위원장과 김두진 이장은 지난달 8일 수용소 현장을 방문한 강석주 시장을 안내하며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강석주 시장의 방문 직후 통영시는 경남도에 문화재 지정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 용초포로수용소 머릿돌1952.

 

  강석주 시장은 당시 국장들과 함께 용초도포로수용소 현장의 우거진 숲을 헤치며 곳곳을 둘러봤다. 험악한 현장 답사로 땀을 쏟은 강석주 시장은 결국 운동화 밑창이 떨어져나갔다. 시장의 이런 모습을 본 주민들은 수용소 보전에 대한 통영시의 의지로 받아들였다.
  관계전문가들은 “추봉도와 용호도에 산재해 있는 유적은 역사?문화?학술적 가치가 높아 지방문화재는 물론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하다.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재형 용초도포로수용소 보전추진위원장은 현재 남아있는 많은 유적을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그대로 보전하고, 자료전시관 등 최소한의 복원만 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통영시 문화재 담당자는 “한산도(추봉?용호) 포로수용소 유적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역사교육의 장으로 보존하고, 두 섬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다크투어리즘 등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 비바람 및 침하 등으로 점점 훼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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