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에 인생 건 야생화 우먼

 

▶ 통영 마삭 5년 노력 끝에 신품종 등록하기도
▶ 꽃차 마이스터 자격…“야생화 즐기며 차 마시는 공간 만들고파”

 

▲ 지난 4월 통영에서 자생하는 마삭줄을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신품종으로 등록했다. 이름은 '색동'

 

 
▲ 마삭줄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2014-9호, 출원자 공정자.

“한 평생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살아왔어요. 정성을 쏟은 야생화가 꽃을 피우고 새순을 내고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공정자씨의 야생화 농장 ‘통영들꽃마루’에는 푸르름이 한창이다. 우리 산천에 피고 지는 식물들이 각각 계절에 맞춘 색을 품고 있다. 첫 시작은 30여년전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화분을 가꾸던 것이 야생화의 매력에 빠졌고 하나씩 늘어 지금은 500여 점의 야생화 전시·체험장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이 고사리는 처음 순을 낼 때 짙은 붉은 색을 내다 점점 녹색을 찾아갑니다.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이 붓꽃은 키가 크지 않는 종입니다. 전국에도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하우스 한 가득 자리 잡은 야생화 하나하나에 대한 공 대표의 설명이 끝이 없다.
  누군가는 관상용 화초가 이쁘지 않냐고 하지만 썩 내키지 않았다. 크고 화려하고 키우기 쉬울지 모르지만 공씨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야생화를 ‘보잘 것 없는 들꽃’ 정도로 여기지만 계절에 맞춰 색이 변하고 매일 공을 들인 끝에 피어난 꽃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습니다.”
  공 대표는 야생화를 구입하고 기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주말마다 전국의 야생화 판매장, 전시장을 찾아 다녔다.
  “야생화를 죽이지 않고 잘 키우기 위해서는 그 식물의 생태를 잘 알아야 합니다. 바람은 어떠해야 하는지. 물은 얼마나 줄
▲ 꽃을 덖거나 말려 만드는 수제꽃차.

 

지. 햇빛은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 일일이 전국을 찾아다니며 배웠죠.”
  그렇게 야생화에 빠져 전국을 돌아다니던 공 대표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자영업을 할 때도 가게 옥상을 화초밭으로 꾸며 살다시피 했다. 옥상의 공간이 모자라 고성 분재원에 맡겨놓고 매일 직접 가서 물을 주고 정성을 쏟았고 그것도 모자라 통영의 분재원에도 맡겨 키웠다. 급기야 가게를 접고 아예 야생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2013년 광도면 죽림의 자리에 터를 마련해 야생화 전시장을 마련한 것이다. “아이들도 다 컸고 이제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생각했었죠.”
  공 대표는 지난 4월 통영에서 자생하는 마삭줄을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신품종으로 등록을 마쳤다. 그렇게 받은 숫자 ‘2014-9호, 출원자 공정자’ 공 대표는 이 숫자만 보면 눈물이 흐른다. 5년 전인 2013년, 통영의 야산에서 자라는 담쟁이 식물

 

‘마삭’이 다른 곳의 마삭과는 차이가 있음에도 같은 식물로 치부되는 것이 안타까워 시작한 이 일이 4년 7개월의 시간이 지난 이후에야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5년의 시간 동안 매년마다 통영 마삭이 피워내는 잎의 색깔이며 잎의 두께 등을 검증하고 관찰해 올해 4월 25일 식물 신품종 보호법 제54조에 따라 품종보호등록 원부에 등록했다.
이름은 ‘색동’
  지금은 야생화를 가꾸는 일은 수제꽃차로 이어졌다. 한국꽃차 마이스터 전문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꽃을 입으로 즐기는 데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 바로 ‘꽃차’입니다. 꽃을 덖거나 말려 만드는 꽃차는 꽃송이가 흐트러지지 않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꽃송이가 따뜻한 물에 들어갔을 때 다시 피어나며 자신의 향과 빛깔을 마음껏 뽐내기 때문이죠.”

 

  “야생화를 둘러보며 꽃차를 마실 수 있는 쉼터를 만들고 싶어요. 봄부터 겨울까지 사시사철 꽃과 함께 하는 삶을 살면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공 대표는 자연 속에서 소박하고 욕심 없이 계절에 따라 꽃을 피워내는 들꽃같은 웃음을 웃었다.
저작권자 © 통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