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 정신으로 자비를 베풀다
두타 정신으로 자비를 베풀다
  • 김선정 기자
  • 승인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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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교정대상 받은 두타사 자용스님

법무부와 서울신문, KBS가 시상하는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통영 두타사 주지 자용스님이 ‘자비상’을 수상했다. 교정대상 시상식은 수형자 교정교화 등에 봉사해 온 교정공무원과 민간 자원봉사자들을 포상·격려하기 위해 법무부가 198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제39회 시상식은 지난달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법무부는 의정부교도소의 교정위원인 이운안 국제뉴스 경기북부 국장을 비롯해 교정공무원 6명, 교정참여인사 12명에게 교정대상을 시상했다. 전국의 구치소와 교도소에서 수많은 봉사자들이 교화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통영구치소에서 수상자가 나온 것이다.

자용스님은 2004년부터 통영구치소에서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6천571명의 재소자를 대상으로 마음 다스리는 법,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며 156회의 법회를 봉행했다. 그 외 교화기자재, 불교서적, 영양 음식 등 약 1천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증했으며, 2007년 이후에는 설, 추석 등 명절과 부처님오신날에 약 2천500만원 상당의 음식물(떡, 과일 등)을 기탁했다. 자살 우려자에 대한 불교 상담과 불우 수형자·고령 수형자에 대한 위로금을 전달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교정대상 시상식

자용스님은 통영구치소가 문을 연 2004년부터 통영구치소와 인연을 맺었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를 하기도 하고 죄를 짓기도 하지요. 구치소 담장 안에 있다고 해서 밖에 있는 우리와 다를 것은 하나도 없어요.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멀쩡히 죄인이 아닌 것처럼 살 수 있는 것은 ‘상대가 나를 고발하지 않았기 때문’ 아닌가요?”

이런 이유로, 자용스님에게 구치소 담장 안에 있는 재소자들은 밖에 있는 사람들과 똑같은 가족이다. 아니, 자용스님은 오히려 고통을 겪어보았기에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매주 화요일마다 재소자를 위한 법회가 열리는데, 한 달에 한 번 자용스님이 담당한 날에는 두타사 여신도들로 구성된 가릉빈가 합창단이 함께한다.

“어버이날에 어르신재소자들이게 음식을 대접하면서 위로행사를 했어요. 우리 가릉빈가 합창단이 노래를 하자 모두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나이가 들었어도 어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늘 애잔한 법, 더구나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어버이를 생각하니 눈물을 그칠 수 없었으리라.

부처님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출가한 지 40년, 자용스님은 중생들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기쁨으로 살고 있단다.

“두(頭) 자는 머리를 뜻하고 타(陀) 자는 깨달음을 뜻합니다. 번뇌의 티끌을 떨어 없애 의식주에 탐착하지 않으며 청정하게 불도를 닦는 부처님의 수행이 바로 두타수행이지요. 부처님이 45년 동안 중생을 제도(濟度)하신 길을 따라가고 싶어 출가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경전 연구와 참선 수행에 힘썼고, 유치원의 소임을 맡아 5년 동안 보람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999년 용남면 논싯골길에 두타사를 창건했다.

두타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해인사 말사다. 하동 쌍계사를 본사로 하지 않고 해인사의 말사가 된 것은 주지인 자용스님이 해인사에서 수행정진을 했기 때문이다.

두타사에서는 통영, 거제, 고성의 재가불자들을 모아 전국 전통 사찰 찾아 나서는 108순례행사를 매달 진행해 왔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멈춘 상태다.

“지난 2019년까지 진행했는데, 그때가 막 3번째 108순례가 끝났을 때예요. 전국의 역사 있는 전통사찰들을 찾아다니며 예불을 드리고 사찰 소개도 받고 채식공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습니다. 거리가 먼 사찰을 방문할 때는 1박2일 일정으로 가기도 했는데, 모두 그날은 ‘부처님과 함께하는 하루’로 생각하며 진지하게 보냈지요.”

두타사와 함께 순례를 하는 신도들은 몸가짐을 바로하고 법규와 예절을 잘 지켜, 가는 곳마다 칭찬을 받았다.

사찰 순례는 역사와 맞닿아 있다. 겉모습을 둘러보는 게 아니라 그 절을 오랫동안 지켜온 스님들의 안내를 받기 때문이다. 전국 명산에 흩어져 있는 사찰들은 모두 저마다 신라와 고려와 조선의 역사를 품고 있었다.

지난 2010년부터는 충무불교교양대학의 지도법사로 봉사도 하고 있다. 18년째 무료강의를 하고 있지만 “부처님 말씀을 전할 수 있으니 행복한 일”이라고 말한다.

캄보디아의 아이들을 후원했다.

얼마 전에는 캄보디아에서 사진 두 장이 날라왔다. 학생들이 쌀과 문구용품을 하나씩 끌어안고 찍은 사진과 학교를 배경으로 교사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진이다. ‘캄보디아 어린이 지원’이라고 쓰인 현수막에는 ‘통영두타사’라는 이름이 박혀 있었다.

“노영곤 선생님이라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어교사를 하는 분이 있는데, 그곳 아이들 이야기를 하시기에 조금 후원을 했더니 이런 사진을 보내 왔습니다.”

‘쌀 700kg, 라면 70박스, 학용품 외’의 물품을 지난 5월 26일 날짜로 받았다는 내용을 증명하는 사진일 테지만, 현수막에 학생들 사진까지 같이 동봉한 것을 보니 민망한 마음이 든다고.

“미안하고 부끄럽네요. 이게 어디 혼자 힘으로 되는 일인가요? 우리 두타사불사회와 두타회, 가릉빈가합창단, 108산사 순례단, 해병대통영시해병전우회, 통영예술의향기, 충무불교교양대학에서 다 마음을 합해주고 후원해 주시니 이런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겁니다.”

자용스님은 “이 모든 사람들이 함께 같은 길을 가고 있어서 감사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