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아도
잎마다 달려서 너울대던 기호로
사랑이니 아린 마음이니
전해주는 가련한 역할이여

너도 역시 밤 하늘 창 밖의
아스라한 별빛같이 흔들리던
가슴에 담을 만큼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는 밤을 보내고
야윈 얼굴로 번져가는 줄을 알겠으니
의연하게 늘어져라

오다가 가던 길도 잊을 만큼
터트리는 너의 찰나
반나절만 그 화풍畵風을 훔쳐다가
무딘 담장에 걸쳐놓고 오고 싶어

너의 유려한 채색화에
어느 누구는 섬세한 파장이 일어
숲 하나 만들어 우거지러 가는 길을
함께 하지 않겠니


* 찔레장미 : 장미와 비슷하지만 장미보다 소박하고 앙증맞은 꽃이 핀다. 다양한 품종의 색과 모양의 꽃을 볼 수 있으며, 햇빛과 온도 등 환경만 잘 맞으면 일 년 내내 꽃을 피운다.

정소란(시인)

정소란 시인 (1970년 통영출생)
-2003년 월간 ‘조선문학’ 등단
-2019년 시집 (달을 품다) 출간
현재 시인의꽃집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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