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비바람이 세찬 문틈으로
흐려진 하늘과 들어온다
열어주는 손이 떨린다

그럴 수 있는 모습으로 
함께 오는 정령精靈
당신이라면 그럴만한 모습이다

죽을 만큼 붉게 
피어나야 살 만하겠다

-나는 나비이고자 하니-

풀 내조차 가볍지 않기를 당부하던
어쩌다 꽃에게 방점을 찍은 당신답게
이렇게 붉어야 한이 없겠다

없어질까 싶은 것도 품어다 주고
하루 온통 바라보고 다독이더니
길고 먼 강 너머로는 
못 간다 말도 못한 
당신은
날 때부터 안고 업고 얼러주었다

문밖에서 올 때까지 기다리던 당신의
차가운 등을 
그때는 업지 못했다
돌린 등에 꽃처럼 붉게 피는 당신

돌아오세요 업어줄게요


* 카네이션 : 2,000여 년 전부터 재배한 기록이 있는 카네이션은 중국계 패랭이꽃과 복잡한 개량 과정을 거치면서 사계절 꽃이 피는 계통이 만들어졌다.
미국의 한 여성에 의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에 부모님과 스승님께 붉은색 카네이션을 드려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정소란(시인)

정소란 시인 (1970년 통영출생)
-2003년 월간 ‘조선문학’ 등단
-2019년 시집 (달을 품다) 출간
현재 시인의꽃집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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