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정동영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신록이 가득한 기분 좋은 봄날, 미륵산에 올라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본다. 푸른 바다와 초록색 신록이 주는 싱그러움에 어느덧 꿈 많던 나의 청년 시절을 회상하며 웃음 짓는다. 하지만 바다건너 활기가 사라진 통영 시내를 굽어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불 꺼진 통영에서 우리 청년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또한 나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하산한다.

청년이란 정의는 매우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부모의 품을 떠나 자립을 하게 되는 20세부터 사회경제적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는 40세 이하의 사람을 뜻한다고 생각된다. 즉, 육체적으로는 성인이 되었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완벽한 자리 잡히지 않은 일종의 사회경제적 청소년이 바로 청년이라 하겠다. 그래서 청년의 삶은 미래에 지향하는 꿈이 있지만, 현재의 불안정한 지위로 늘 걱정스러운 마음이 상존하는 유동적 상태에 있다.

이번 4. 7.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청년층의 투표 행태를 보면 이러한 청년들의 불안함을 잘 엿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생활환경이 우수한 서울이나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서 조차 청년층들은 각종 정책에서 소외되는 것도 모자라 그 불안함의 파고를 직접 자신이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면서 현 정권에 투표로서 심판한 것이다. 정부에서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수많은 청년 정책을 만들어 냈지만 그 결과는 총체적으로 실패였다는 점을 반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 통영의 상황을 살펴보자. 2012~2014년에 14만 3천명을 기록하던 인구가 현재 12만 7천여 명으로 불과 몇 년 사이에 1만 6천명의 인구가 감소했다. 특히 20~39세의 청년 인구는 총 2만 4천여 명에 불과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2만 6천여 명보다 2천 명이나 적은 실정이다. 경남의 상황과 비교하면 현재 경남의 청년 인구는 약 77만여 명으로 전체 333만 명의 23%에 해당되지만, 통영의 청년 인구 비율은 19%에 불과해 청년 인구 자체의 규모나 비중이 적어 전반적으로 청년층이 떠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양질의 일자리, 쾌적한 주거환경 그리고 자신과 가족을 위한 수준 높은 교육·문화 공간의 확보로 요약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양질의 일자리인데 실제로 정부 청년 정책의 핵심도 바로 취업으로 귀결되고 있다. 즉, 취업을 해서 경제적으로 자립이 이루어지게 되면 결혼을 하고 그 결과 꾸려지는 가정을 통해 청년 시기를 졸업하고 장년으로 편입하는 모델을 정부는 전제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필자는 이러한 청년들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절반은 맞지만 절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 청년들은 그들 인생에서 결혼이 필수적인 과정이 아니며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있어서 결혼과 가정의 성립을 반드시 전제로 하는 정부의 청년 정책은 비혼을 선택하는 청년에게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통영의 청년 정책을 청년들의 삶(YOUNG LIVE)과 통하는 “通 YOUNG LIVE = 통영 라이브”를 제안한다. 우선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지역의 경기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겠지만, 창업이나 취업은 물론 장래 통영 거주를 염두에 두는 학생들까지 아우르는 통영 청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즉, 취업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향후에 통영에 정주하는 것을 정책적 목표로 삼아 선별적으로 집중 지원해야 한다. 이것도 관에서 천편일률적으로 퍼주는 일방통행식 지원이 아니라 TILA의 의제로 삼아 사업주, 청년, 통영시 등이 머리 맞대고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다양한 창업. 취업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청년에게 통영에 일정 기간 동안 통영 거주 의사를 확인하고 상호 대등한 계약에 의해 지원책을 마련해 준다면 도덕적 해이의 방지는 물론 정책 목표 실현도 용이하게 될 것이다.

주거 지원책도 마찬가지다. 시에서 임대형 아파트를 짓고 주택을 개량하여 청년이 통영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특히 청년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시에서 보증을 하면서 저리의 금융혜택을 제시한다면 청년들의 기본 자산 획득에도 용이하게 작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 농어촌 지역에 전기를 가설하고 주택개량사업을 했을 때의 장기 저리융자 등의 경험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수준 높은 교육·문화 공간의 확보는 시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 공통의 과제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청년들이 마음 놓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동아리 형태의 클럽, 다시 말해 “교육. 문화 혁신 플랫폼”을 만들어 시에서 지원하는 한편, 결혼한 청년들의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거점 돌봄 센터를 3곳 정도 설립하여 국가적 수준보다 훨씬 고양된 형태의 지역 맞춤형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다시 말해 관에서 다양한 청년들의 교육·문화 욕구를 면밀히 파악해서 수요에 통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예전 어른들께서 늘 하시던 말씀, 유지자경성이 떠오른다. 뜻이 있는 자 반드시 이룬다는 말이다. 뜻이 있어 문제를 살필 수 있으면 해결책은 이미 그 속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통영의 실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청년 문제 역시 잘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젊은 청년 도시 통영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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