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주기 추모제 지난 11일 김용익 기념관에서 열려

목련이 지고 모란이 피기 시작한 지난 11일, 통영시 주전골에 있는 김용익 기념관에서는 통영예술의향기(회장 박우권)가 주관하는 김용익 선생의 제26주기 추모제가 거행되었다.

추모제는 격년으로 오촌의 선영과 기념관에서 번갈아 지낸다.

조촐한 정원에는 예술의향기 회원, 시민, 유영희 통영문협회장, 김다솔 문협 부회장, 통영시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1920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을 통영에서 보낸 선생은 어린 날 기억속의 통영을 영문으로 아름답게 되살려냈다. 선생이 아이오대학원 소설창작부에서 수학하던 중에 쓴 ‘꽃신(wedding shoes)’은 전미 교과서에 실렸다.

프랑스에 알퐁스 도데가 있다면 한국에는 통영산 알퐁스 도데 김용익 선생이 있다. 교과서에 ‘별’이라는 작품이 실림으로 우리는 알퐁스 도데를 통해 프랑스의 목가적인 풍경을 보았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의 교과서와 미국의 교과서에 김용익 선생의 작품이 실려 있기 때문에 서구의 어린이들은 ‘꽃신’을 통해 동양의 작은 나라인 한국을 본다. 그리고 그 책이 그린 한국의 풍경은 김용익 선생이 어린시절을 보낸 통영의 풍경이다.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선생의 작품 한 소절, 어록 한 절씩을 읽으며 낭송과 선생의 생전의 육성으로 추모했다. 마치 선생님이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신 듯했다.

김용익 선생은 모국어로 쓰기 쉽지 않은 소설을 영어로 썼다. 수도승처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4시간씩 글을 쓰셨다 한다.

내년에는 꼭 어린이 참배객을 모셔와서라도 함께 참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봤다.

예향을 넘어 문화의 도시라고 자부하는 통영이지만, 우리 어리고 젊은 후배들은 오히려 메마르고 고단한 세상을 살아내고 있다. 이들에게 김용익 선생의 감성 같은 문화의 묘약을 심어주는 것이 선배인 우리들의 사명이고 의무가 아닐까.

이날 참석한 한 시민은 “그 많은 나라의 교과서에 실린 김용익 선생의 영롱한 작품이 우리나라 교과서에는 한 줄 소개도 없는 것일까?”라고 질문하면서, “우리 경남에서라도 선생의 작품을 교과서에 실어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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