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문화협회 결성을 배경으로 한 ‘다시 그 자리에’

장창석 대표(왼쪽)과 전영근 관장(오른쪽)

1945년, 일제가 물러가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을 극화한 ‘다시 그 자리에’가 지난 5일과 6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이 작품은 극단 벅수골이 12년 연속 경남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선정돼 올리는 올해 첫 레퍼토리 작품이다.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발굴 작품이며, 지난해 초연됐다. 그러나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공연을 했기 때문에,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으로는 이번이 초연인 셈이다.

연극의 배경은 통영문화협회를 결성할 때의 일이다. 일명 청마정원이라 불리는 유치환의 집 앞마당에서 유치환, 전혁림, 김춘수 등이 모여 문화협회를 결성할 것과 어린이들을 위한 야학을 열기로 결의한다. 김상옥의 소개로 만나게 된 임정욱이 야학의 주축이 된다.

사건은 임정욱의 고향 동생인 승제가 등장하면서 갈등을 빚기 시작한다. 통영문화협회를 기웃거리며 같이 하고 싶은 승제, 그러나 임정욱은 만나지 못했던 8년간 승제의 행적을 알고 있다. 승제는 ‘이제’라는 이름으로 일제하에서 친일의 그림을 그리며 개인적인 부와 성공을 쌓았다. 승제의 부역 사실이 밝혀지면서 통영문화협회 회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를 대면한다.

어떤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풍경’이라고 노래했다.

장창석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신했을까.

제6회 송천박명용 통영예술인상 수상자인 장창석 대표는 연출의 변을 통해 “궁극적으로 가장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나 자신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도록 예술은 우리를 안내한다고 본다. 이것이 우리가 연극을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면서 이 작품에 임한다.”고 말했다.

특히 6일의 공연에는 전혁림 미술관 전영근 관장이 공연장을 찾아, 아버지가 등장하는 공연을 관람했다.

전혁림 화백의 아들인 전영근 관장은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조명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 공연은 통영시와 극단 벅수골이 주최,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상남도, 재)경남문화예술진흥원, 조흥저축은행, 사)통영예총에서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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