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농림축산수산업편-정동영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정동영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부모 없는 자식이 없듯이 모든 산업의 근본은 바로 1차 산업이다. 대지와 바다를 무대로 사람들의 근면한 노동이 더해져 탄생된 결과물들이 작게는 우리의 생명을 유지케 하는 영양분으로, 또 크게는 다른 산업의 발전을 이루는 중간재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1차 산업은 단순히 경제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국토의 이용과 관리라는 측면에서도 그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어, 1차 산업은 이제 산업과 환경을 아우르는 종합적 기초 산업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하겠다.

이제 우리 통영의 상황을 살펴보자. 통영은 평야의 발달이 미비하여 산간 분지 몇 곳을 중심으로 벼농사가 이루어지는 것 외에 대부분 산비탈을 개간한 밭농사 위주로 농업이 유지되고 있으며 그 규모 역시 작다. 특히 섬 지역의 경우는 반농반어의 경작이 이루어져 전업농이 없는 등 농업 발전에 대단히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임업 역시 벽방산이나 미륵산을 제외한 대부분 산지가 해발 300m 내외의 구릉을 이루고 있어 임업의 발달에도 불리하다. 축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바다 수질 보호 등의 목적으로 커다란 발달을 이루고 있지 못하다. 수산업도 과거 풍부한 어장을 바탕으로 선진화된 어업 기술을 무기로 전국 제일의 수산업 도시였으나,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및 남획으로 인한 어족 자원 고갈 그리고 어업 인구의 절대적 감소와 고령화로 옛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한 마디로 통영의 1차 산업은 전반적인 쇠퇴일로에 놓여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필자는 통영만의 특성을 활용해 통영형 농림축산수산업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로 정답이라 생각한다.

우선 농업의 경우 불리한 영농조건을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먼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기는 열대작물을 재배하여 청정·신선 농산물로서 입지를 다져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하며, 또한 섬 지역이나 해안가의 한계 농지 등은 경관 농업 지구로 조성해 관광객 유치를 통해 농작물로 얻는 소득을 초월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명성을 얻고 있는 욕지를 비롯한 섬 고구마는 섬 지역 토질에 맞는 품종 개량으로 도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해야 한다.

임업과 축산업 역시 관광을 매개로 새롭게 개편되어야 한다. 종래 자연림이나 경제림 위주로 조성된 산지를 관광형 임업을 전제로 편백이나 삼나무 같은 칩엽수종은 물론 동백나무나 후박나무 같은 난대성 조엽수림 등으로 순차적으로 조성해서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축산업도 시설의 일부를 관광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등 축산과 관광이 연계 되게 해서 위생과 청결로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구축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이 되어야 하겠다.

수산업의 경우 통영 경제의 모태와 같은 것이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먼저 수산업 진흥과 섬 지역 정주 환경 개선을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즉, 섬 지역 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수산업의 부흥이야말로 섬 지역 주민들의 이도현상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바다 환경 개선 사업이라든지, 섬 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 등과 같은 것들이 논의되어야 하는데, 최근 우리 지역 정점식 국회의원을 통해 발의되고 통과된 여러 법률들, 예를 들면 해양폐기물 관리법이나 도서개발 촉진법,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법 등의 개정은 모두 이러한 현실적 인식의 발로에서 시작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법률적 근거의 바탕에서 구체적인 수산업과 섬 지역 개발 정책이 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획에 의하든, 양식에 의하든 수산물의 처리 및 가공, 유통 그리고 판로 확보도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이 역시 관에서 퍼주기식 사업을 지양하고 어업인들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민간의 역량을 활용하면서 해결해야 한다. 이미 실패로 끝난 많은 수산업 정책들을 살펴보면 모두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해서 집행했음에도 어업인들의 소극적 참여 내지 방관이 주요한 원인이 된 사례들은 민간의 참여가 정책의 성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나타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적 기조 위에서 관광과 접목된 체류형 바다목장의 확대나 섬 지역 개발과 연계된 낚시체험, 그리고 청정 이미지 홍보를 통한 통영 수산물 브랜드화 등의 구체적인 정책들이 개발되어 수산업과 섬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할 것이다.

조상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흙 한줌, 돌맹이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통영의 일차산업 부흥은 과거와 현재와의 연결이며 또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저 1차 산업이 사양산업이니 어쩔 수 없다는 패배주의적 사고를 버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동적 사고를 통해 통영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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