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 ②누가 무엇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정동영 의원이 통영고지도에 나온 통영성을 소개하고 있다.

과거 동독의 작센지방의 주도(州都)였던 드레스덴이란 곳이 있다. 중세 고딕 건축물의 박람회장 같았던 이곳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대공습으로 인해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이후 동독에 속하게 되어 폐허로 방치되다가 독일 통일 후 시민들과 국가의 노력으로 전쟁 전의 모습으로 거의 완벽하게 복원되어 2006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그리하여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요즘말로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필자는 통영성 복원도 이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원을 위해서는 우선 무엇을 기준으로 복원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하다. 드레스덴의 경우 전쟁 전의 각종 사진들과 도시계획 자료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통영성도 없는 것이 아니다.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소 소장 통영지도를 비롯한 각 박물관의 통영성 지도는 성내 주요 건물은 물론 민가까지 세밀하게 그려 놓았으며, 통영지를 비롯한 여러 향토자료는 문헌으로 통영성 내에 설치되었던 여러 관청들을 잘 기록해 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영성 복원의 밑그림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무엇을 근거로 복원해야 하는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통영성 복원은 단순히 지방의 성곽 하나를 복원하는 의미에 불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중앙 행정기관들 국방부,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등이 기초가 되고 경상남도와 통영시가 같이 협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면밀히 추진되어야 하는데, 최근 경주의 경우 신라왕경특별법이 제정된 예와 같이 중앙정부와 협의하여 특별법 정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래야만 열악한 지방재정의 여건을 뛰어넘어 국가적 사업으로 지속적인 복원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복원해야 하는가? 종래의 문화재 복원은 주로 문화재 보전에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현재의 문화재 복원은 지역의 여건을 고려하여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되게 복원하는 것이 하나의 경향이다. 일례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진 진주성 정화 사업의 경우 민가 철거 등을 통해 성역화 사업으로 정비가 되었지만 과거 있었던 주민들의 생활터전을 무시하는 것이어서 사람들이 없는 죽은 성이 되었다. 반대로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한옥을 테마로 문화재는 아니지만 일정한 구역에 한옥이라는 특정 양식의 건축물들을 건립했지만 과도한 상업화로 인해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따라서 통영성 복원은 옛 성을 복원하되, 드레스덴이나 진주성의 사례를 참고하여 시민들의 삶이 우선이 되는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가 제시한 ⌜TILA 100인 회의⌟ 제1의제로 제안하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통영시민이 주인이 되어 복원사업을 시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복원해야 하는가? 통영성 복원은 시간을 갖고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먼저 통제영 선소(船所)의 정문(正門)인 수항루(受降樓)를 복원하고 그 다음으로 통영성의 정문(正門)인 청남루 등 4대 성문과 그 주변 성곽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수항루의 위치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우리은행에서 강구안 사이로 복원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적에게 항복을 받은 누각이라는 의미의 수항루와 통영성 4대 성문을 복원하고자 하는 통영 시민들의 염원이 코로나19도, 극심한 경기불황도 모두 항복하길 바라면서 필자는 통제영의 도시 통영이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는 모멤텀은 바로 통영성 복원이라고 감히 말씀 드리면서 통영성 복원의 첫 삽을 뜰 것을 제안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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