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률 통영새마을지회장/한려물산 대표

제12대 통영새마을지회장으로 임명률 한려물산 대표(66)가 29일 선출됐다. 임 지회장은 1월 30일부터 3년 동안 통영새마을지회장/한려물산 대표 통영 새마을을 책임지게 된다.

통영새마을지회는 전국 220여 개의 새마을 중에 모범적인 지회로 꼽히는 단체다. ‘협의회’, ‘부녀회’, ‘직공장’, ‘문고’, ‘교통봉사대’, ‘Y포럼’까지, 새마을이 운영하는 정식단체 4개와 협력단체 2개를 모두 갖춘 조직은 경남에서도 통영과 진주뿐이다. 최근 7년 동안의 활동 성적도 전국 최상위에 속한다.

임명률 회장은 “큰 책임을 맡게 돼 더욱 열심히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봉사’는 임명률 대표를 규정짓는 큰 축이기도 하다. 해마다 명절은 물론, 기회가 될 때마다 크고작은 성금을 쾌척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서 무척 가난하게 자랐어요. 아버지가 중3 때 돌아가셔서 학교 진학도 못하고 중국집 배달, 연탄 배달, 식당, 권현망(오개두리) 배 등등 밑바닥 일은 다 해봤습니다. 오토바이에 아이스크림을 싣고 다니면서 팔기도 했지요.”

성실한 성품이었던 그는 얼마간 돈을 모아 작은 구멍가게를 냈다. 구멍가게를 하다 보니 오징어 같은 건어물은 특히 마진이 좋았다. 그는 군대시절 보았던 오징어배를 떠올렸다.

“동해안에서 나는 건어물을 직접 갖다 팔면 어떨까?”

통영에서 묵호까지, 당시 도로도 좋지 않던 길을 그는 11시간씩 오가며 직거래를 시작했다. 1983년, 임명률 대표는 건어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한려건어물 상사’를 시작했다. 지금 ‘한려물산‧(주)멸치원’의 전신이다.

“통영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니 수산물은 기본적으로 친숙하게 대하지 않았습니까? 당시만 해도 멸치를 됫박에 달아 팔곤 했지요.”

임명률 대표는 1989년 업계 최초로 멸치 소포장 지함박스 및 비닐 포장을 출시했다. 위생적인 처리를 거쳐 500g짜리, 1kg짜리 등 소포장을 하니 폭발적인 인기가 있었다.

건어물 유통의 획기적인 변화를 선도한 임 대표는 이후에도 탈취 및 선도 유지에 탁월한 웰빙 참숯코팅 Set-up box를 개발하여 상품포장에 적용했다. 오동나무 상자로 고급형 선물세트를 만들고, 핵가족을 위한 200g짜리 지퍼백포장 제품, 소포장 종합세트 등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어 틈틈이 공부를 한 그는, 1997년 경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그의 졸업논문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1차식품의 유통경로’였다.

한려물산은 특별한 부침(浮沈) 없이 성장을 이어나갔다. 1995년 사옥을 준공하고, 1997년 제1냉동공장 준공, 2003년 제2냉동공장 준공, 2014년 제3냉동공장 준공을 하며 국내 최고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자회사로 (주)멸치원, 한려엔에스푸드, 한려건어물상사도 경영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그는 통영 멸치의 소비 촉진과 시장 개척의 공로로, 대한민국 우수특산품 대상, 대한민국 지식경영대상,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 대한민국 인물대상, 부총리겸기획재정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정직과 신용, 이 두 가지가 오늘 우리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나중을 위해 훨씬 나은 투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게 오늘의 바탕이 되었지요.”

2011년에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었던 통영엔초비호텔을 지어 5~6년간 운영했다.

“1970년대쯤 언젠가 연탄 파동이 나서, 개인은 5장씩밖에 살 수 없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여인숙 주인은 200장, 300장씩 가져가더라고요. 어린 눈에 ‘여인숙 주인이 최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여인숙 주인이 되고 싶은 꿈을 꾸게 됐어요.”

그는 국내외 유명호텔을 다니며 연구하고 공부해 호텔을 지었다. 그리고 한창 통영에 관광객이 많았던 5년 전에 팔았다.

임명률 대표는 주민자치 위원장, 통영라이온스클럽 회장, 해양경찰서 정책부회장, 경남관광협회부회장 등을 지내며 지역의 크고작은 일을 해왔다. 현재는 통영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을 하고 있다.

“한려수도의 깨끗한 바다가 아니라면 멸치가 어디서 나겠습니까? 지역에 발붙이고 살면서 돈을 벌었으니, 지역에 환원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지요.”

이런 그의 철학을 알고 있었기에, 2016년 황종관 새마을지회 회장은 임명률 대표를 새마을지회로 끌어들였다.

“직공장새마을을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데, 대표님이 회장을 맡아주시죠.”

직공장새마을은 지역에서 기업체 대표들을 회원으로 한다. 통영은 1970년대에 직공장새마을이 중심이 돼서 활발한 봉사 활동을 이어갔었다.

그러나 1990년 무렵, 당시 직공장새마을회장이던 박명용 조흥금고 회장이 전체 새마을지회 회장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직공장새마을이 새마을지회에 흡수되는 결과가 돼버렸다.

임명률 대표는 기꺼이 초대회장을 맡아 30년 가까이 묻혀 있던 직공장새마을을 부활시켰다. 처음 10여 명으로 시작된 직공장새마을은 지난 5년 동안 동백관광, 금명, 대원식품 등 통영 주요분야 25개사의 대표가 참여하는 튼실한 기관이 됐다.

새마을지회 관계자는 새 지회장이 된 임명률 대표에 대해 “먼저 새마을운동을 주도하고 있었던 협의회나 부녀회를 우선으로 여기고 대우해 주시니, 나중에 들어오셨는데도 자연스럽게 새마을에 동화되셨다.”고 증언했다.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임명률 대표의 가치관이 새마을이 지향하고 있는 “지역사회 봉사”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자꾸 봉사, 봉사 하면서 치켜세우지만, 사실 저는 ‘한 개를 더 얹어주면 그것이 고마움이 되어 더 많이 돌아온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해 알고 있는 장사꾼입니다. 봉사나 기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옛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아요. 100개를 뿌리면 그 중에 싹이 하나는 나게 돼 있으니까요.”

하나를 뿌리고 그 싹이 되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심은 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알고 있는 임명률 대표는 이미 얻은 것으로 100개를 뿌리며 사는 삶을 지향하며, 오늘도 감사의 씨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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