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옥해숙 다문화센터국장(왼쪽)과 미슈메이 씨

나는 외국인이지만 한국인처럼 말하고 싶어서 계속 통영시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지난 달 어느 날은 아침에 찬바람이 쌩쌩 불고 날씨가 엄청 추웠다. 그러나 날씨가 어쨌든 나도 계속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굳어진다. 그래서 빠르게 걸어서 수업을 하러 갔다. 오늘 토픽반 수업은 10시에 시작하지만 9시 반에 도착했다. 우리가 수업하는 책은 사무실에 계신 선생님께서 복사해주신 교재이다. 선생님께서 오늘 14차로 공부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교재를 빨리 찾았는데 없었다. 그래서 급하게 선생님께 14차가 없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서둘러 사무실로 가서 다른 선생님한테 복사해 달라고 말하고 다시 교실로 오셨다. 수업을 하자마자 찾아보니까 11차의 내용과 같았다. 이쯤되면 14차인지 11차인지 혼란스럽다. 나는 손을 들고 선생님에게 또 물었다. 원래 선생님은 11차로 말하셨는데 나는 ‘4의 차로’라고 들었다. 선생님이 또 빨리 뛰어서 사무실로 가셔서 복사하고 있는 선생님께 안 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한국어 발음이 안 좋아서 공부했는데 이제는 듣는 것도 문제가 있다. 속상하다. 그리고 나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 시간이 지체되었다. 정말 미안했다.

나는 오전마다 고급반과 한국어능력시험반 두 반을 다니지만 기초가 부실하다. 외국인에게 한국어의 문법은 배우기 쉽지 않다. 본국의 모국어와 차이가 매우 크고 어법 변화가 많았다. 게다가 하는 말과 쓰는 글자마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중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것은 바로 받아쓰기다. 한국어능력시험에는 문장 두 편을 쓰는 것이 있다. 한 편은 그림을 보고 설명문을 쓰는 것이고, 한 편은 의논문을 작성하는 것인데 의론은 논점, 논거, 논증의 3대 반면을 쓰는 것이다. 토픽반 김희숙 선생님은 항상 수업이 있을 때 9시 반 정도 일찍 교실에 와서 우리가 쓰는 문장을 수정하며 도와주신다. 나도 이 기회를 잡으려고 일찍 교실에 왔다. 우리는 한국인이 아니라 이상한 말을 써도 이상한 느낌을 못 받는다.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의 문장을 고쳐주셔서 고생하신다. 그래서 정말 고마웠다. 꼭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어능력시험을 보러 갈 것이다.

2020년은 특별한 연도였다. 우리가 공부를 곧장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센터 덕분이다. 지금 이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했다. 특히 이번 학기가 끝났던 12월 18일에 다문화센터 옥해숙 국장님께서 나에게 직접 출석 우수상장을 주셔서 정말 즐거웠다. 새해에도 공부를 열심히 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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