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권 통영산들해(죽림권역)위원장

박정권 통영산들해(죽림권역)위원장

지난 1월 20일 통영시의회가 남북내륙철도(KTX) 통영역사 노산 유치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선택해 주기를 바라며 제언한다.

먼저 일반도로와 철도는 전혀 다른 개념의 도로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현재 철도는 시대에 뒤떨어진 기능으로 퇴보되어 화물수송이나 관광목적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며 실정이다.

그나마 거점 간을 시속 300KM 내외의 빠른 속도로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철도의 명맥을 유지하며 역할을 하고 있다.

철도가 몰락해 가는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자가용에 밀렸기 때문이다.

이는 철도뿐만 아니라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남북내륙철도를 거제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놓고 타당성 검토과정에서 경제성 결여 등 여러 문제로 추진에 걸림돌이 되어 왔으나 예타면제 국책사업으로 선정되어 추진되기에 효율성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다.

KTX가 통영에 오면 좋은 것은 무엇일까?

목적대로 통영-서울 간을 2시간 30분 정도의 소요 시간으로 빠르고 편하게 이동한다는 것이다. 그 외는 특별하게 도움 될 것은 없고 오히려 노선선정이 잘못되면 자연환경과 주거환경의 파괴 재산권 피해와 미래의 지역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혹자는 역세권 개발로 지역 경제 발전을 이야기한다.

그런 관점에서 통영시의회에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한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외버스터미널을 시 외곽으로 옮기면 주변 지역에 상권이 형성되고 시가지가 확장되었다. 그런데 80년대 이후 자가용 시대가 되면서 도시개발을 위한 의도적 목적으로 버스터미널을 이전해도 상권형성이나 지역개발의 효과가 미미하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며 우리 통영시도 그렇고 주변 지역인 고성 시외버스터미널이나 인접한 지자체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낙후된 지역도 많다.

소도시의 KTX 역사가 있는 곳도 마찬가지다.

관계자들께서 직접 방문해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역세권이란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지하철역 주변을 일컫는 부동산 용어다. 그곳의 역들은 이미 도심이 형성되고 주거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필요성에 의해 지하철역이 들어섰고 이로 인해 상권이 더욱 활기차게 되고 지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런데 대도시의 지하철역도 아니고 13만 인구의 유동이 적은 광역철도의 종점도 아닌 중간의 보통역에 역세권 효과가 있을까?

그런 곳이 있으면 알려주기 바란다.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지상철도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 어디에 있던가.

늘 철도 주변은 황량하고 삭막하지 않던가.

그리고 철도는 토지를 양분하여 단절시키지 않던가.

역세권의 환상에서 깨어나 KTX 중간역사가 있는 다른 지역들을 둘러보고 냉철하게 분석해 판단하기 바란다.

고속철도는 일반철도와는 달리 고속주행의 안전을 위한 정밀시공 방법을 요구한다. 고속주행과 탈선방지 등 안전을 위한 공법으로 교량 건설구간이 많아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혐오 시설이 되기도 한다.

노산 통영역사와 연결된 철도를 눈을 감고 한번 그려보자.

상노산에서 시작된 빼곡한 교각의 교량이 노산 들판을 가로질러 죽림 신도시 앞바다 위를 흉물스럽게 달려 장문 거제에 연결되었을 모습을...

그토록 목메고 있는 역세권의 통영역사는 몇 평이나 될까? 시외버스터미널보다 클까?

노산에 역사를 유치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우리 통영시의 지리적 입지가 북쪽인 노산 방향으로 도시가 발전하고 형성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가만히 두면 될 것을 섣부른 판단으로 통영의 미래를 망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KTX 통영역은 구도심과 신도시 관광지 등의 접근성과 교통 연결성을 고려한 위치에 시민과 방문객들의 이용 편리 제공에 목적을 두고 선정되어야 하며 용남면 장문 지역 선정은 나쁘지 않다고 판단된다.

필자는 일 년에 열 번 이상의 서울 나들이를 한다.

십 년 가까이 통영에서 서울 갈 때 열 번 중 대여섯 번은 자가용으로 서너 번은 고속버스로 한두 번은 진주역에 주차하고 좌석이 많이 비어있는 KTX를 타고 간다.

KTX는 참 빠르고 편했다.

지금 우리 통영시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지역을 통과하는 KTX 철도 노선이 최대한 산지를 이용하여 터널로 통과해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철로 주변 지역주민들의 생활피해와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설계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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