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비를 기다리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보이지 않는 경계를 하고
기다리는 사막
둥근 알로 기다리던 그 사막의
반쯤을 벗어나서 보이던 신기루는
별이 뜨고 빛나던 선명한 등성이에서
초혼하던 외겹의 흰 옷이기도 하고
간절히 스며들수록
이염(移染)은 쉽지 않아서
내려놓아야 했던 숨소리
절절히 갈라놓던 꽃부리로부터
머지 않는 곳에서 오고야 말 것이니
앉은 채 맞이하는 내 불손의 꽃대궁을
너그러이 받아주어요
흔들리며 기다리는 발아(發芽)의 시간이여
* 거베라 : 여러 가지 꽃색을 가진 거베라는 유난히 색이 선명하다. 일반 거베라도 많은 이용이 있지만, 스파이더 거베라라는 이명도 있는 실거베라는 최근 들어서 전혀 다른 느낌의 세련됨으로 이용되고 있어 시로 적어 보았다.
정소란(시인)
통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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