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어머님은 기도를 많이 하였다. 새해, 생일날, 손자 탄생, 이사 등에 늘 기도를 하였다. 몸을 정갈하게 하고 상차림이나 정화수 앞에서 무릎 꿇고 두 손 모아서 비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의 생일상 앞에서도 두 손 모아서 기도하셨다.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공부 잘하고 등의 간절한 기도가 약간씩 들리기도 하였다. 기도가 끝나고 나면 나에게도 절을 하라고 하면 나도 정성을 다하여 절을 하였다. 아마 어머님은 신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맘때가 되면 어머님이 드리는 정성 가득한 기도가 생각난다. 나는 어머님의 기도에 힘입어 고통을 이겨내고 슬픔을 감내하기도 하였다. 기도에는 금기가 있었고 또한 부정을 저지르면 저주와 재앙을 받을 수 있다는 주의를 나는 받기도 하였다. 특별한 종교라기보다는 농촌 우리집 삶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민속 신앙임은 훗날 알게 되었다. 나는 어머님의 간절한 기도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고 청년기의 객지 생활에도 어머님의 기도가 늘 곁에 있음을 느끼며 살았다. 지금도 저승에서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하여 늘 기도하시는 것을 믿고 살아가고 있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하였다. ‘하얀 소띠의 해’로써 거룩하고 성스러운 기운이 있다고 한다. 그 성스러움으로 새해를 맞이하고자 한다. 지난해에 못다 한 일들을 하고 싶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을 여행하고 그리고 추억을 만들고 싶다. 자식들이 건강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여 주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여 이루어 가는 성취에 행복해 하길 기대한다. 급한 도달 보다는 조금씩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가지길 바란다. 힘든 일들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극복한 자에게는 성과로 나타난다. 새해에는 친구들을 만나러 나서야겠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단지 건강함을 잃지 않고 지내는 것에 감사드린다. 노년에 오는 육체적 혹은 정신적인 아픔은 세월이 주는 흔적이니 관리하고 치료하면서 지내야겠다. 멀리 있는 친구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신년이다. 옛날의 제자들 안부도 궁금하다. 늘 좋은 일만 있겠는가? 힘들고 지칠 때에는 어렵게 공부할 때의 추억으로 덮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자. 국운이 상승하여 세계 속의 큰 대한민국을 기원한다. BTS, 손흥민, 고진영 등 이름만 들어도 어떤 부문에서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인지를 안다. 더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 무대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우리 모두가 꿈과 희망을 갖는 2021년이 되길 소망한다.

이제 어머님이 주신 기도를 이어 가고 싶다.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고 외로움을 떨쳐 버리고 서로 손잡고 나아가는 새해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이웃과 이웃이 만나고 국운이 번창하여 기쁜 소식들이 가득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희망과 성취로 가득한 2021년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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