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비행기에서 부터 듣는 환영 인사말 '알로하(Aloha)'가 금방 익숙하여 지면서 하와이 여정은 시작되었다.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착륙하면 아열대 기후지만 시원함이 공존하는 여행의 천국에 빠져든다. 하와이 주 인구의 70%가 살고 있는 오아후 섬 여행 중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폴리네시안(Polynesian)에 대한 것들이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와 폴리네시아 매직 쇼가 그것들이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는 민속촌인 셈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그들의 주거 생활 모습과 문화를 볼 수 있다. 부족공연, 전통놀이, 각종 퍼포먼스와 다양한 춤 등의 볼거리를 만들어 하와이에 오는 여행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다양한 공연과 각 마을 체험들을 통하여 폴리네시안 삶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역사를 즐길 수 있다. 볼거리의 즐거움과 화려함으로 하루해를 넘겨도 아쉬움이 남는다. 폴리네시아 매직 쇼는 폴리네시안 삶이 주된 주제이다. 물론 여인의 공중 부양과 자동차와 헬기까지 동원한 쇼 그리고 웅장한 불 쇼는 그 기획의 크기가 어마어마하여 쇼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역사를 살펴보면 1782년 카메하메하라는 추장이 하와이를 통일하고 최초의 국가를 세워 1840년 하와이 왕국이 선포되었다. 그러나 1898년 미국에 병합되어 식민지가 되고 결국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다. 하와이의 폴리네시안 원주민은 애초 300만 명으로 추정되었으나 현재 극소수 밖에 남아 있지 않고 백인계와 일본계가 다수이고 중국계, 필리핀계, 한국계 그리고 사모아계의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원주민이었던 폴리네시안은 민속촌인 문화 센터 내에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체구도 크고 당당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이렇게 배우로서의 운명이 되었다. 오늘날 하와이 주의 인구는 약 140만 명이라고 하는데, 폴리네시안 초기 인구가 300만 명이라고 하니 그들의 통일된 하와이는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인구를 가진 단일 민족의 통일 국가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하와이는 이제 미국에 편입되어 미국의 영토로써 지내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지인이 전하는 하와이의 폴리네시안 초창기 역사이다. 그들은 해상 작업에 능숙하고 부지런히 어촌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미국이 그들을 병합하여 시행한 정책 중에서 일하지 않으면 돈을 주는 과감한 복지 정책을 펼쳤다고 한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어선을 폐기하면 돈을 주고, 거주 지역도 마련하여 주었다고 한다. 폴리네시안은 일을 하지 않고 미국인이 주는 복지 급여에 의지하여 살기 시작하였고, 그러자 인구의 감소와 생산 능력까지 잃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민속촌에 들어가서 노동보다는 공연을 하면서 지내고 미국인이 주는 월급에 의존하는 삶이 되었다고 한다. 매직 쇼 공연장과 민속촌에서 받는 월급으로 살아가는 폴리네시안은 과연 행복하고 그들의 미래를 기다릴까?
하나의 민족이 사멸하여 가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곳이 하와이 여정이었다.